일석이조 가족 자원봉사단
'고사리 손이라도 빌려야 한다'는 농번기의 농촌. 이곳에 자원봉사자들이 나타나 작은 힘을 보태 준다면 농민들의 심정이 어떨까?
자원봉사자들이 농촌을 찾는 것은 농사일에 찌든 농민들에게는 새로운 삶의 희망이다. 봉사자들의 힘은 미약하지만 이들 덕분에 웃음을 되찾은 농민들이 있다.
이달 12일 영주시 안정면 안심2리 외딴 산길을 오르는 길에 위치한 김진봉(65·풍기읍 서부리)씨의 과수원에 영주시건강가정지원센터(센터장 김영숙) 가족자원봉사단 15명이 이른 아침부터 팔을 걷어붙이고 사과봉지씌우기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지난 2005년 베트남에서 시집온 김씨의 며느리 이유미(25)씨도 아들 동호(5)·동준(2) 형제를 데리고 새내기 일꾼들의 새참을 나르느라 분주했다.
햇살은 따가웠지만 휴식시간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새참으로 나온 수박으로 구슬땀을 식히며 새내기 일꾼들은 이런저런 얘기로 웃음꽃도 피웠다.
아들 형제를 데리고 봉사활동에 나선 강미영(43·영주시 가흥2동)씨는 "몇 주 전부터 아이들과 봉사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 받았지만 이렇게 일을 잘할 줄 몰랐다"며 "봉지 안에서 자랄 과일을 생각하면 힘든 것 이상의 보람을 느낀다. 올가을에는 내가 봉지 씌운 과일을 직접 수확까지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가족 나들이 나온 것 같다"는 김나영(영주여중 3년)·해린(동산여중 1년)양의 어머니 성종숙(41·영주시 하망동)씨는 "부족한 농촌 일손도 돕고 가족 사랑도 나누고 일거양득이다"며 "아이들에게 베풂과 봉사의 참 의미를 가르친 것 같아 뿌듯하다"며 즐거워했다.
과수원 주인 김씨는 "농촌엔 대부분이 노인들이어서 힘든 농사일 하기가 어려운 상황인데 이렇게 일손을 덜어줘 정말 고맙다"며 "올해는 그나마 있던 일손들이 희망근로다 지방선거운동원이다 해서 동원되는 바람에 많이 힘들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영숙 영주시건강가정지원센터장은 "지난 4월 건강가정지원센터가 문을 열면서 가족자원봉사단이 결성돼 활동을 하고 있다"며 "지역사회에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는 봉사단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홍애련 시민기자 hong8221@dreamwiz.com
멘토:마경대 기자 kdm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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