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들이 무선인터넷의 주도권을 둘러싼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이 무선데이터 무제한서비스 등을 내세워 아이폰 도입 이후 데이터 서비스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KT에 대해 역공에 나선 것. SK텔레콤은 강점을 갖고 있는 무선망 강화를 내세웠고, KT와 LG U+는 와이파이존 등 유선망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예전보다 훨씬 싼 데이터 이용료로 자유로운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SK텔레콤, 무선망 강화로 승부
SK텔레콤은 14일 통신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무선데이터 무제한서비스와 3G망에서도 인터넷 전화를 할 수 있는 모바일 인터넷 전화(mVoIP)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월 5만5천원 이상 정액상품 가입자는 다음달부터 '요금 폭탄' 걱정 없이 무제한으로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3G망을 이용해 하루종일 온라인 동영상을 봐도 요금 걱정이 없다는 뜻이다. 무제한서비스 도입으로 휴대전화를 넷북이나 태블릿PC 등 다양한 디지털기기에 연결해 무선인터넷을 사용하는 테더링 서비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또 SK텔레콤은 스카이프 등 모바일 인터넷전화를 제한적으로나마 허용하기로 했다. 예로 올인원55 요금제에서는 200MB의 데이터가 모바일 인터넷 전화로 제공된다. 이는 16시간 동안 인터넷 전화를 쓸 수 있는 데이터 양이다. 다만 데이터망에 과부하가 발생할 경우 일부 과다 사용 고객을 대상으로 동영상 다운로드 및 스트리밍의 속도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이 경우에도 웹서핑과 메신저 등 기본적인 무선인터넷은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파격적인 요금 할인도 덧붙였다. SK텔레콤은 휴대전화에 가입한 가족 수에 따라 초고속 인터넷과 집전화, 인터넷TV(IPTV) 등 유선통신 서비스를 무료로 쓸 수 있는 가족형 결합상품을 출시했다. 가족 5명(회선 기준)이 SK텔레콤 가입자일 경우 초고속 인터넷(월 2만7천500원)과 집전화(기본료 및 월 200분 통화 무료), IPTV(월 1만원 기본료 면제) 등 3가지 유선통신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 같은 전략은 SK텔레콤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SK텔레콤은 와이파이존 등 유선망 확대 경쟁에서 KT와 LG U+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뒤늦게 뛰어들었기에 구축에 따른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은 탓이다. 따라서 유선망 확대보다는 자사의 강점인 무선망을 강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오는 10월부터 획기적으로 증설된 3G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차세대 4G 기술인 LTE(롱텀에볼루션)를 수도권과 대구 등 전국 6개 광역시에서 2012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와이파이(WiFi)로 맞서는 KT와 LG U+
SK텔레콤의 '무선망 강화' 전략에 KT는 '와이파이+와이브로', LG U+는 '와이파이'로 맞서고 있다. KT는 최근 2만7천 곳의 '올레 와이파이존' 구축 사업을 당초 계획보다 5개월이나 앞당겨 완료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초 1만3천 곳 수준이던 KT의 와이파이존은 2만7천45곳으로 늘었다. KT의 와이파이존은 전국 철도역사와 터미널, 지하철 역사, 공항, 각 대학 등을 비롯해 백화점과 할인마트, 편의점, 호텔, 커피숍, 영화관, 해수욕장 등 편의시설과 유동인구가 많은 주요 번화가에 집중적으로 설치됐다. 또 울릉도와 해남 땅끝전망대에도 와이파이존을 설치했고, 서해 최북단인 백령도에도 조만간 구축할 계획이다.
KT는 와이브로 사업의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는 올 9월 서비스를 목표로 이미 대구에서 와이브로망 구축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내년 3월까지 전국 84개시에 와이브로망을 구축하고, 와이브로 네트워크를 와이파이로 변환해주는 '에그'를 이용해 버스, 지하철 등 이동 수단에서도 무선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LG U+도 가정 내 인터넷전화를 와이파이망으로 활용하는 한편 올해 내로 와이파이존 1만1천 곳을 확보하는 등 유선망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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