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친박계 저조한 성적…후보 4명 난립, 표 분산 자초

14일 열린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친이명박계 표는 결집한 반면 친박근혜계 표는 분열했다.

'1인 2표'로 진행된 투표에서 친이계 1번표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안 대표가 얻은 대의원 3천여 표는 대부분 1번표로 분석되는데, 전체 대의원이 7천819명임을 감한하면 거의 절반이다. 2번표는 정두언·나경원 최고위원과 김대식 후보 등에게 분산됐고, 이 중 정 최고위원과 김 후보에게 쏠린 표는 호남을 중심으로 한 조직표 성격이 강했다. 나 최고위원의 경우 친박계 이혜훈 후보를 경계한 친이계 표심이 결집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친박계 표는 분산됐다. 친박계 4명의 후보는 일찌감치 5~8위 박스권을 형성했고, 조직표 성격이 약해 누구라도 여론조사에서 앞서면 5위로 지도부 입성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런 상황이어서 단일화에 적극적인 친박 후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투표 결과 서병수, 이성헌, 한선교, 이혜훈 등 친박계 후보들이 5~8위에 머물었고, 5위와 8위의 득표 차이도 800여 표에 지나지 않았다. 친이는 2번표를 당선 가능성이 낮은 김대식 후보에게까지 나눠줄 정도의 여유를 보이는 동안 친박은 치열한 내부 경쟁에만 열을 올린 것이다.

대구경북은 대구경북 출신을 강조한 홍준표 최고위원에게 표를 몰아줄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적으로 빗나갔다. 친박 정서와 영남권 단일 후보라는 점을 감안해 1번표는 서병수 최고위원에게 몰렸고, 2번표는 선거 막판 불어 닥친 대세론의 영향으로 안 대표에게 갔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해석이다. 지역의 한 중진 의원은 "(당선)될 사람과 (차기 총선에서 공천)줄 사람에게 표를 줘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주성영 의원이 중도 사퇴해 표를 몰아주지 않았다면 턱걸이로 지도부에 입성한 서병수 의원마저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면서 일각에서 주 의원의 결단을 평가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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