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만 있을쏘냐. 대구경북에도 이번 6'2지방선거 때 경쟁력 있는 정치광고가 많았다.'
지난주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광고에 관한 기사가 지면에 실린 뒤 지역에서도 그에 못지않은 정치광고의 성공 사례가 있었다는 얘기를 이곳저곳에서 들었다. 서울의 정치광고 기획사들에게 텃밭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지역의 기획사들 역시 참신한 아이디어와 지역만의 특색을 내세워 각 후보들의 이미지를 차별화하는 데 주력했다.
'이 후보는 어떤 강점을 내세울까.' 고민은 꼬리를 물고 머리를 지끈지끈하게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나온 홍보물은 상큼해야 한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쿨(Cool)해야 한다. 대구경북의 정서를 잘 아는 지역의 광고기획사에서 후보가 원하는 이미지와 딱 들어맞는 아이디어로 지역민들의 관심을 불러온 사례들을 한번 살펴보자.
재선에 무난히 성공한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곽대훈 대구 달서구청장의 정치광고는 지금까지도 지역민들의 뇌리에 남아 있는 좋은 정치광고의 사례들이다. 김관용 지사는 지역민들의 뇌리에 쏙쏙 박히는 '들이대' '지발 좀 묵고 살자' 등의 문구를 통해 친근한 도지사로서의 이미지와 함께 지역에 가장 필요한 일에 매진하겠다는 의미를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곽 구청장 역시 분홍(다홍)색 바탕에 단 세 글자 '깨'친'멋'으로 강렬한 이미지를 남겼다.
특히 'DRD의 눈물'은 친서민적 저돌적 지도자라는 이미지의 '들이대'(DRD)의 영문약자와 불도저 캐릭터를 메인 이미지로 활용했다. 이 광고를 만든 '밝은 사람들'(대표 이석대)은 김 지사의 인간적 면모를 강조한 인생역정이나 휴먼 에피소드 등을 소재로 유권자의 감성에 호소, 선거문화의 패러다임 전환을 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민선 4기 5'31지방선거 때도 김 지사는 투박한 슬로건인 '지발, 좀 묵고 살자!'를 내걸었다. 당시 후보들마다 개혁, 믿음, 희망, 도전, 일꾼, 혁신 등의 단어를 조합한 슬로건들을 쏟아냈는데 김 지사는 경상도 사투리로 직설적으로 표현하면서도 지역의 경제 현실 등을 담아낸 슬로건으로 표심을 자극했다. 선거 홍보물에 게재된 사진 역시 평소 촬영된 동정사진 가운데 자연스러운 걸 골라서 사용했다. 다소 거칠지만 살갑다는 느낌을 주기 위한 것.
곽 구청장의 '깨'친'멋-달서'는 참 별났다. 지역의 경우 비한나라당 후보들도 가능하면 지역 정서 때문에 파란색 계열을 바탕에 사용하는데 곽 구청장은 한나라당 후보임에도 꽃분홍색 바탕에 인물사진 없이 '깨'친'멋-달서'라는 파격적인 문구를 달았다. '깨끗하고 맑은 도시'친절하고 열린 도시'멋지고 신나는 도시, 달서'라는 뜻을 담았다. 확실하게 차별적인 홍보를 통해 곽 구청장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도록 한 것이다. 이렇듯 지역의 정치광고도 타 지역 못지않게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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