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3시 대구시 동구 율하동 롯데쇼핑프라자 앞 주변 도로는 이곳 주차장으로 진입하려는 차들로 아수라장이었다.
안심로를 이용하는 차량들은 롯데쇼핑프라자에서 1㎞ 남짓 떨어진 용계삼거리에서부터 거북이걸음을 해야 했다. 꽉 막힌 도로는 좀체 뚫리지 않았고 20여분이 지나서야 롯데쇼핑프라자 앞에 이를 수 있었다. 5개 차선 가운데 범안로 쪽으로 우회전하는 차량을 위해 두 개 차선을 내준 데다 남은 세 차선 중 두 개 차선은 롯데쇼핑프라자로 향하는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제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중앙선 옆 한 차선뿐이었다.
주말·휴일마다 대구 동구 롯데쇼핑프라자 주변 도로의 차량정체가 극심해 운전자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박종연(46·동구 신암동)씨는 "5분도 채 안 걸릴 거리를 30분 넘게 걸려 지나가야 하니 너무 답답하다"며 "아내와 아이는 길가에서 내려 걸어가고 나만 주차장에 차를 대러 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버스 이용객들도 어려움을 겪긴 마찬가지였다. 안심로는 롯데쇼핑프라자 인근은 편도 5차선에서 4차선으로 줄어들어 밀려드는 차량때문에 4차선 중앙에 버스가 서고 승객들이 오르내려야 하는 형편이다.
가장 바깥 차선에는 주차장으로 가려는 차들이 길게 늘어서 버스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협했다. 파란색 선으로 버스전용 정차구역을 표시해두고 롯데측 주차 안내요원 두 명이 나서 버스 정차 공간을 확보하려 했으나 버스가 정차한 뒤 빠져나가기는 쉽지 않았다.
이미영(43·여)씨는 "버스가 정류장 앞에 제대로 서지 못해 한 차선을 무단 횡단해 오르내려야 한다"며 "자칫 사고라도 나면 누가 책임지겠느냐"고 했다.
대구 동구청은 롯데쇼핑프라자 건축허가를 위한 교통영향평가 당시 프라자점 진입도로에 1~2개 차로 확보를 더 요구했지만 시가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4시쯤 이곳을 찾은 이재만 동구청장은 두 시간 가까이 현장을 둘러본 뒤 대구시와 롯데측의 안일한 교통 대책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시의 교통영향평가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일뿐더러 롯데측도 사태 해결에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 이 청장은 안심로가 아닌 건물 뒤편에 주차장 진입로를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청장은 "당초 구청에서 부근 차선을 더 늘려야 한다고 할 때 시는 업체에 부담이 된다고 하더니 결국 이 꼴이 난 것"이라며 "교통영향평가를 할 때 현장 의견은 반영하지 않은 채 결정을 내리고 우리더러 뒷수습을 하라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청장은 또 롯데측 역시 문제 해결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롯데측은 경찰과 구청에 교통 소통 문제를 떠맡긴 채 주차 안내 아르바이트생 몇 명 세워두는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롯데쇼핑프라자 탓에 대구 관문 도로가 막히고 있는 만큼 롯데측도 함께 고민하는 태도를 보여야 지역에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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