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자 월드컵 첫 4강 대단한 성과… 울지 마라"

U-20 여자축구팀 대구출신 이현영·이민아 선수가족

이민아 선수 가족
이민아 선수 가족
이현영 선수 가족
이현영 선수 가족

"첫 4강 진출만 해도 대단한 성과입니다."

대구 출신 이현영(19·여주대), 이민아(19·영진전문대) 선수 등 태극낭자들은 2010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 4강전에서 열악한 환경을 딛고 기적처럼 날아올랐지만 아쉽게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29일 오후 10시 30분 독일 보훔에서 열린 독일과의 4강전에 앞서 이현영, 이민아 선수의 가족과 친지, 이웃들은 자랑스런 딸들의 선전을 기원했기에 아쉬움은 컸다.

이현영 선수는 멕시코와의 8강전에서 2골을 몰아넣아 모두 3골을 기록중인 골잡이. 대구 인지초교에서 육상 선수로 뛰다 축구를 하기 위해 침산초교로 전학했고 신기중과 서울 동산정보고를 거쳤다. 이날 동구 동호동 이 선수의 집에는 아버지 이춘화(40) 씨를 비롯해 가족과 이웃 15명이 긴장된 표정으로 모여 앉아 승리를 기원했다.

이민아 선수의 부모 이성환(48), 김현숙(45) 씨가 운영하는 식당(달서구 상인동)도 마찬가지였다. 이 선수가 상인초교-상원중-포항전자고를 거치며 축구 선수로 커가는 모습을 지켜봐온 친지와 이웃 등 10여 명은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전반 13분 선제골을 허용하자 이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이현영 선수의 언니 진숙(26) 씨는 "동생은 어릴 때부터 경쟁심이 강하고 운동 신경이 좋았을 뿐 아니라 홀로 계시는 아버지 속 한 번 썩인 적 없다"며 동생의 활약을 굳게 믿었다. 이민아 선수의 아버지 이성환 씨는 "민아가 초등학교 6학년 추석 때 축구를 안 시켜주면 원서를 안 쓰겠다고 버텼다. 축구를 진짜 사랑하는 아이다"며 딸을 응원했다.

두 번째 실점이 이어지고 전반전 종료 휘슬이 울리자 이들의 안색은 조금씩 어두워졌다. 후반 들어 다시 기운을 내 응원에 열을 올렸으나 결과는 대표팀의 1대5 참패. TV를 지켜보며 성원했던 이들은 최선을 다한 장한 딸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현영 선수의 아버지 이춘화 씨는 "점수 차가 많이 나서 아쉽지만 이만큼 이룬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며 "3·4위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한다"고 했다. 함께 경기를 지켜본 이웃 이상곤(46) 씨는 "현영이는 더욱 열심히 해서 박지성 선수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축구선수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노경석 인턴기자 nks@msnet.co.kr

황수영 인턴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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