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료칼럼] 비만

무리한 다이어트 반복할 경우 조직'근육'뼈 등 중요한 조직 약해질 가능성

건강보험공단과 비만학회 조사 결과 20대 비만율이 1992년 8.1%에서 2000년에는 32.3%로 4배나 증가했다. 30대도 18.8%에서 35.1%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젊은층의 비만은 칼로리와 지방 섭취량이 지나치게 많은 반면 운동량은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비만 환자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각 종 질병의 발생 위험이 젊을수록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고도 비만의 경우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20대는 9배, 30대는 7배에 이른다.

최근 미국암협회 연구팀에 따르면 50세 이상의 성인 가운데 복부 둘레가 남성 120㎝ 이상, 여성 110㎝ 이상의 사람은 그 이하인 사람과 비교해서 질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2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복부지방 특히 피하지방보다 내장지방이 질병과 연관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힘들이지 않고 원하는 부위만 살을 빼고 싶어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특히 이런 심리를 이용해 많은 다이어트 보조식품이 팔리고 있다. 그러나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쥬디스 스텐 교수는 "보조식품은 효과는 없고 돈만 낭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여러 보조식품을 이용해서 실험한 결과 약물복용군과 위약군에서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살을 빼기 위해서는 하루 식사량을 소비하는 칼로리보다 줄이고, 영양 균형을 맞추고, 적당한 운동을 해야 한다. 꾸준한 노력만이 체중 감량의 성공 비결이다. 다이어트 후에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다시 비만 상태로 돌아오는 웨이트 사이클링(weight cycling) 현상을 경험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과거처럼 살이 잘 빠지지 않거나 지방의 분포가 달라져 체형이 변하거나 질병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의료진의 도움 없이 무리한 다이어트를 반복할 경우 지방 이외에 조직, 근육, 뼈 등 중요한 조직까지 약해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호주 멜버른대학교 카트리나 파셀 교수는 단기간 다이어트가 장기간의 다이어트보다 목표 달성에 근접한다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하지만 파셀 교수는 식생활 습관 자체를 개선하는 장기 다이어트를 더 권장한다. 비만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비만 대책의 최우선은 식생활과 생활습관 개선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비만도 하나의 질병이다. 의료기관을 찾아 올바른 다이어트로 체중 감량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준원 (한국의학연구소 대구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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