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교통문화 후진국 자인하는 교차로 꼬리 물기

요즘 대구시내의 교통 상황은 계속되는 폭염만큼이나 짜증스럽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 공사가 한창인데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대비한 달구벌대로 '클린 로드' 조성 공사 등으로 시내 곳곳이 공사장으로 변하면서 운전자들의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평일 낮에도 차량들은 거북이걸음을 하기가 일쑤고 차량이 집중되는 출퇴근 시간대에는 교통지옥이 따로 없다. 무엇보다 만연해 있는 교차로 꼬리 물기와 무리한 끼어들기로 인해 시내 교통 사정은 갈수록 엉망이 되고 있다. 24일자 본지의 보도처럼 시내 교차로 곳곳에서 꼬리 물기 차량들이 뒤엉켜 옴짝달싹 못할 정도로 아수라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경찰은 단속보다는 소통 위주의 정책을 표방하며 손을 놓고 있다.

여파는 보행자에게까지 미치고 있다. 일부 운전자들의 개념 없는 꼬리 물기로 인해 횡단보도 정지선 지키기는 기대조차 하기 힘들다. 횡단보도를 온통 차지하고 있는 꼬리 물기 차량 탓에 보행권마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대구 경찰은 올 2월부터 직진 후 좌회전 등 교통 선진화 5대 중점 과제의 하나로 '교차로 꼬리 물기'를 근절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뻔뻔스러운 꼬리 물기 차량들이 갈수록 늘면서 교통 선진화 구호마저 무색하게 하고 있다.

이런 수준 낮은 운전 행태로는 교통문화 선진화는 결코 이뤄낼 수 없다. 경찰 당국의 해명대로 단속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선진국처럼 운전자 모두가 철저히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조금씩 양보하는 운전 매너를 기르지 않는다면 운전대 잡는 것 자체가 불편한 것임을 스스로 감수해야 한다. 제 갈 길만 빨리 가면 된다는 얌체 운전자들이 판을 치는 한 이 순간에도 교차로는 막힐 것이고 그만큼 제때에 목적지까지 가는 것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낯뜨거운 수준의 운전 문화는 대구 시민 모두에게 손해다. 하루빨리 잘못을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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