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는 제 몸속의 자디잔 가시를 다소곳이 숨기고
오늘도 물 속을 우아하게 유영한다
제 살 속에서 한시도 쉬지 않고 저를 찌르는
날카로운 가시를 짐짓 무시하고
물고기는 오늘도 물 속에서 평안하다
이윽고 그물에 걸린 물고기가 사납게 퍼덕이며
곤곤한 불과 바람의 길을 거쳐 식탁 위에 버려질 때
가시는 비로소 물고기의 온몸을 산산이 찢어 헤치고
눈부신 빛 아래 선연히 자신을 드러낸다
---------------
고통을 무릅쓰고라도 살고 싶은 게 삶이다. 비록 육체는 고통에 시달리다 못해 몸을 벗어버리고 싶을 지경에 이를지언정, 마음은 더 웅숭깊어져 생에 대한 끈질긴 애착을 보이는 게 무릇 생명의 섭리이다. 미약한 우리들 육체적 현존은 고통과 결핍을 통해 오히려 그 삶에의 의지와 가치를 부여받곤 한다. 범상하기 그지없어 무료하기만 하던 일상도, 아파보면 비로소 그 소중함을 새삼 각별하게 인식하게 되는 법이다.
우리들 존재란 "제 살 속에서 한시도 쉬지 않고 저를 찌르는/ 날카로운 가시를 짐짓 무시하고" 살아가는 물고기에 다를 바 없다. 고통과 결핍은 이렇듯 가시처럼 우리들 현존을 단련(鍛鍊)시키는 각성제 같은 것일 터.
그 가시는 우리가 마침내 숨을 거둘 때에야, "불과 바람의 길을 거쳐" "온몸을 산산이 찢어 헤치고/ 눈부신 빛 아래 선연히 자신을 드러낼" 것이다. 고통은 그제야 이토록 찬란하게, 산화(散華)할 것이다.
(시인)





























댓글 많은 뉴스
'얼굴없는 화가' 뱅크시, 정체 드러났나?…우크라이나서 발견된 그래피티가 단서
양산시, 2027년 국비 확보 대비 공무원 역량교육
봉화소방서, 영풍 석포제련소 현장 방문교육 실시
[지선 레이더]김재원 예비후보, 안동·봉화 전통시장 방문
김천·상주, 고향사랑 기부로 맺은 인연… 상하수도 기술 협력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