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슈퍼섬유 활용 기계·스포츠 복합재료 생산 ㈜티포엘

"종업원은 10명이지만 기술력은 대기업

티포엘 천진성(왼쪽) 대표와 우남경 전무가 자체 개발로 생산 중인 산악용 자전거 프레임 제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진만기자
티포엘 천진성(왼쪽) 대표와 우남경 전무가 자체 개발로 생산 중인 산악용 자전거 프레임 제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진만기자

30대의 엔지니어 10여 명이 의기투합해 카본과 캐브라 등 슈퍼섬유를 활용한 특수목적용 섬유 자동화 기계와 복합재료 자전거 프레임 및 부품 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이 있다.

경산 제3 산업단지 내 ㈜티포엘(대표 천진성)은 비록 업력이 9년, 종업원 10명에 불과한 작은 회사지만 기술력만큼은 뛰어나다.

◆산업용 섬유자동화 기계 등이 주력제품

티포엘은 2001년 영남대 대학원생 2명과 이들의 교수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회사다. 4명으로 출발해 했으나 지금은 10명으로 늘었고, 올해 매출 목표는 20억원이다.

이 회사 생산품목은 크게 3가지다. 방위산업 및 산업용 섬유분야의 특수 목적용 자동화 기계와 탄소섬유, 아라미드 섬유 등 슈퍼섬유를 활용한 산업용 복합재료 및 스포츠용품 분야의 섬유강화 복합재료를 만드는 것이다.

산업용 섬유자동화 기계 분야에서는 섬유대기업인 삼양사가 쓰는 섬유자동화 기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납품했다. 이 기계는 교차구조형의 신개념의 세계 최초의 지오그리드 자동화 설비로 1년 2개월 만에 개발한 것이다.

이 회사는 최근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발사체에 들어가는 복합재료 제조를 위한 장비와 제품을 개발해오고 있다. 또 선진외국에서도 몇 대 보유하고 있지 않는 직립형의 3D 브레이딩(섬유를 꼬는) 기계와 Tri-axial(3축) 브레이딩 기계를 자체 개발해 섬유가 중간에 끊어짐이 없이 매끄러운 구조의 일체화된 복합재료 제조용 프리폼(Preform)을 생산 중에 있다. 이 제조기술은 외력에 의한 충격시 높은 하중분산성을 보유하며 피로특성이 우수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핵심기술이다.

티포엘은 또 지식경제부의 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해 초고분자량폴리에틸렌섬유(UHMWPE)를 이용한 초경량 산악용 자전거(MTB) 프레임 개발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 복합재료 자전거 프레임의 특성은 탄소섬유와 UHMWPE 섬유를 하이브리드화 함으로써 무게는 가볍고 강도 등 그 기능은 선진외국의 우수 제품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보통 카본으로 만든 자전거 1대당 11∼12kg하는 것을 이 회사는 강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10kg 이하로 만들고 있다. 산악용 자전거의 프레임 뿐만 아니라 핸들 바,자전거 휠, 포크, 안장 지지대, 안장 등 다양하게 생산하고 있다. 주로 대만에서 수입해오고 있어 수입대체 효과가 크다.

◆젊음과 도전정신이 성장 배경

티포엘은 젊은 엔지니어들이 모여 있는 회사다. 10명의 직원 중 절반이 섬유 분야이고, 나머지 절반은 기계분야 전공자들이다. 직원들은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이를 실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해 있다. 며칠씩 회사에서 먹고 자면서 연구개발과 제품생산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안될 성 싶지만 맨 주먹으로 창업한 특유의 도전정신으로 밀어붙여 해결하는 것이다.

강철로 만들던 CNG 압력용기를 유리섬유로 만드는 기술을 스웨덴 회사로부터 이전 받은 국내 한 기업이 티포엘에 용기의 국산화를 의뢰했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CNG 압력용기가 대부분 원형인데 이를 사각형으로 바꾸면 자동차 내 사용시 공간활용도가 높다. 하지만, 원형은 힘을 균일하게 주지만 사각형은 받는 힘이 달라 그만큼 용기 만들기가 어렵다. 그렇지만 티포엘은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성형기술이 뛰어난 것도 이 회사의 자랑이다. 자전거 프레임 등을 만들 때 튜브형으로 만들어 바로 성형을 하면 연결부가 없어 강도를 높일 수 있다. 실험의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면서 최고 수준의 물성을 가진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직원들이 며칠씩 회사에서 먹고 자면서 연구한 성과다.

국방과학연구소나 기업체 기업연구소 등에서 기계나 부품 제작을 의뢰 받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연구과제를 수행하다가 납기일을 한 달 남겨두고서도 해결책을 찾지 못한 기업들이 티포엘에 'SOS'를 요청하기도 한다.

◆앞으로 계획은

국내에서는 생산기반이 없다시피한 자전거 프레임 분야에 복합소재를 사용해 진화된 프레임을 국내 최초로 출시할 예정이다. 복합소재로 만들어져 기존의 제품보다 강도가 뛰어난 제품을 계속해서 출시할 예정이다.

천진성 대표는 "우리 회사 직원들은 어떤 분야의 일을 갖고 와도 해결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뭉쳐 있다"고 말했다. 그는 "티포엘처럼 우수 기술이 있어도 판로가 없거나 마케팅 비용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기업들이 많은데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에서 관심을 갖고 투자와 지원을 하면 상생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제품도 현장에서 사용되지 않으면 무용지물. 이 회사가 개발한 제품의 상용화를 통해 고속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과 마케팅을 위한 자금이 더 필요한 것이다. 우남경 전무이사는 "슈퍼섬유소재융복합 사업을 하면서 대구의 카본섬유 부분이 빠지면 계란 노른자가 빠지는 경우와 같다"면서 "우리 회사는 비록 외형은 크지 않지만 높은 기술력을 최대한 활용해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만들어 수익성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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