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문화재(등록문화재)를 이렇게 취급해도 되나요?'
경주 양동마을이 지난 8월 1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경주에도 신라문화에 이어 조선시대 유교문화도 훌륭히 존재했음이 증명되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19세기 말부터 일제강점기 시대의 근대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관리는 소홀한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양동마을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래 관광객과 예산 지원 등이 늘어나면서 관심을 끌고 있지만 경주의 근대문화재는 존재감마저 없어지면서 홀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청에 의해 경주에서 근대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서부동의 일본식 사찰인 구 서경사와 강동면 국당리의 우안양수장 2곳이다.
구 서경사는 1932년쯤 건립한 목조 팔작지붕의 일본 전통 불교 양식 건축물로 일본 불교계가 경주 지역을 포교하기 위해 일본에서 자재를 가져와 지었다. 이 건물은 일본이 문화적으로 한국을 지배하기 위한 상징물로 근대기 역사교육 자료로 가치가 있지만 해방 이후 일본 건물이라는 이유로 농촌지도소와 사방관리소, 해병전우회 사무실 등으로 이용되다 2006년 12월에 근대문화재로 등록됐다.
그러나 구 서경사는 근대문화재로 등록된 뒤에도 신라와 조선시대 문화재들과 달리 민가로 둘러싸인 주변에 각종 생활쓰레기로 넘쳐나고 인근 주민의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우안양수장은 1919년 포항시와 경계지점인 강동면에 형산강의 물을 퍼 올려 이 지역 들판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설치됐다. 1928년에 생산된 양수기가 남아 있으며. 외벽은 목재 비늘판벽에 박공지붕으로 마감됐다.
이 또한 일제강점기 시절 양수장 시설을 알 수 있는 자료로 가치가 있지만 2006년 12월 등록문화재 제292호로 지정된 뒤에도 건물은 무성한 수풀에 뒤덮여 방치되고 있다.
경주시 문화재 관계자는 "근대문화재의 경우 대부분 사유재산인 경우가 많아 주인이 허락하지 않는 한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사유지인데다 시민의 관심도 적어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근직 경주대 문화재과 교수는 "경주는 신라와 조선시대의 문화재가 많아 상대적으로 근대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소홀하다"며 "근대문화유산은 전통과 현대를 잇는 가교역할을 하며 당대의 문화와 역사가 반영된 중요한 유산이므로 소중하게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주·이채수 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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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문화재=근대사회의 성립시기와 이에 대한 기준은 나라마다 처한 시대적 배경과 사회문화 등 각 분야의 환경적 요인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나라는 1876년 개항 이후를 근대시기의 출발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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