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종 스포츠 '오리엔티어링' 김훈동 강사

"지도·나침반 들고 길 찾기…머리로 하는 스포츠죠"

산이나 들에서 지도와 나침반만을 이용해 정해진 길을 따라 일정한 중간 지점을 통과하여 목적지에 빨리 도달하는 것을 겨루는 신종 스포츠인'오리엔티어링'(Orienteering). 유럽에서는 오래 전부터 사회 스포츠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일본은 학교 교과목으로 채택하고 있다. 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검토하고 있을 정도다.

한국에서도 서울, 부산 등에서 동호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대구에서는 25년 전부터 오리엔티어링과 인연을 맺은 김훈동(60) 대구등산학교 강사가 지도자 자격을 갖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평소 등산을 즐기다 보니 자연히 독도(讀圖)법을 익혔고 1980년대 초 오리엔티어링이 국내에 도입되면서 마산에서 첫 대회가 열렸고 거기에 출전하면서부터 흥미를 느껴 지도자 자격까지 따게 됐죠. 1988년엔 일본서 열린 대회에도 참가했고요"

독도법을 기초로 한 군사척후 훈련에서 유래된 오리엔티어링은 1910년대 스웨덴 청년지도자 에른스트 칠란데르가 국민체력향상을 위해 처음 개발한 이래 빠르게 확산돼 갔다. 우리나라는 국제오리엔티어링협회(IOF)에 25번째로 가입했고 현재 회원국은 45개국에 이른다.

"종목은 '포인트·스코어·라인' 오리엔티어링 등 세 가지가 있으나 그중 포인트 오리엔티어링이 주를 이루며 도심 골목길을 대상으로 한 도시 오리엔티어링, 교정을 대상으로 한 스쿨 오리엔티어링처럼 경기방식과 필드를 변형함으로써 다양한 오리엔티어링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교정에 있는 특정 시설물이나 건물을 약도로 그려 지그재그로 어떤 지점을 통과하도록 한다면 그게 바로 스쿨 오리엔티어링이 된다. 또한 그룹별, 릴레이식이나 자전거·요트·스키 등 기구나 도구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오리엔티어링은 '21세기 스포츠' '만인의 스포츠' '두뇌 스포츠' '스포츠 중의 스포츠'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연령과 성별의 제한 없이 개인의 능력에 맞게 거리와 난이도를 조정하면 됩니다. 기본적으론 혼자서 하는 경기로 길을 찾아가는 도중에 맞닥뜨릴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나 판단력과 끈기 등이 필요한 '진정한 의미'의 스포츠입니다. 특히 가족 단위로 즐길 때는 간편한 복장만 하면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최적의 레포츠가 되기도 합니다."

오리엔티어링의 경기방식은 주로 참가자들이 약도에 표시된 포스트마크(post mark·통과지점)를 찾아 스탬프나 펀치, 전자팔찌를 이용해 왔다간 표시를 하거나 체크카드에 기록을 하게 된다. 만약 잘못된 포스트마크를 찾거나 찾아야 할 포스트마크 순서를 어기면 실격 또는 실점을 당한다. 약도는 보통 대회주최 측에서 일주일 정도에 걸쳐 미리 일정지역의 지형지물과 길을 약호로 표시하게 되며 경기 참가자들은 당일 출발선에서 약도를 받게 된다. 약 200여 개의 약도 부호는 상형문자와 비슷해 누구나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제작되며 기본지도는 일만분의 일이나 5천분의 일 축적지도를 사용하게 된다. 올 8월 대구에서 열렸던 세계소방관엑스포 때도 두류공원에서 전 세계 소방관들이 참가한 오리엔티어링 대회가 열렸다.

"오리엔티어링에 참가했던 많은 사람들이 굉장히 재미있어 합니다. 포스트 마크를 찾았을 땐 마치 보물찾기를 한 기분이라고들 합니다. 그래서 직원 연수나 극기훈련 등에 많이 이용되기도 합니다."

현재 대구에서는 대구등산학교에 오리엔티어링 과정이 있으며 수강생은 40명 안팎으로 5주간 교육받게 된다. 또 올해엔 대구오리엔티어링지부가 정비되면서 활성화를 위한 새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사진·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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