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가을의 남자 '이브 몽탕'

가을이 우리를 휘감고 있다. 이맘때가 되면 한번쯤 듣고 싶은 노래가 있다.

'낙엽이 무수히 나뒹구네요/ 추억과 후회도 마찬가지로/ 그리고 북풍은 낙엽들을 실어나르는군요/ 망각의 싸늘한 밤에/ 당신이 알고 있듯이, 난 잊지 못하고 있어요/ 그대가 내게 들려주었던 그 노래를…'

(고엽'枯葉)

수많은 가수들이 이 노래를 불렀지만 이브 몽탕(1921~1991)만큼 잘 어울릴 수 없다. 애잔하면서도 슬픈 멜로디, 인생의 깊이가 느껴지는 감정표현, 프랑스인 특유의 콧소리까지 어우러진 불멸의 샹송이다. 원래 발레곡이었으나 이브 몽탕이 영화 '밤의 문'(1946년)에서 주제가로 불러 유명해졌다.

1921년 오늘, 이탈리아에서 농부이자 공산당원의 아들로 태어나 2세 때 무솔리니의 박해를 피해 프랑스로 이주했다. 11세 때 학업을 중단하고 누이의 미용실에서 일하면서 노래를 불렀다. 당대의 스타 에디트 피아프와 연인 관계가 되면서 출세했고 마릴린 먼로와도 염문을 뿌린 바람둥이였다. 집안내력에 따라 평생 좌파의 길을 걸었다. 1968년 소련의 체코 침공 때 공산당을 탈당했지만 세계 영화계를 주름잡은 유일무이한 좌파인사였다.

박병선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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