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계속되는 '타블로 의혹' 제기에 엄중히 대처해야

가수 타블로의 학력이 사실이라고 발표한 경찰이 의혹을 제기한 네티즌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13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돼 조사받은 네티즌 중 일부는 혐의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자기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나마 '의혹'과 '진실'을 분리해 판단하는 건강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을 중심으로 여전히 "경찰조차 믿지 못하겠다" "끝까지 진실을 밝혀 나가겠다"는 분위기 또한 팽배해 있다. 심지어 "미국 사설탐정을 고용해야 한다" "FBI에 수사를 의뢰하자"는 등 극단적인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타블로 학력 의혹을 제기한 대표적인 인터넷 카페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에 대한 접근 제한 조치가 내려지자 일부에서는 '타진요 2'라는 카페를 만들어 계속 반발하고 있을 정도다.

한 개인의 학력 여부를 놓고 왜 수많은 사람들이 경찰 공신력까지 부정하며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단순한 호기심 차원을 넘어 상대를 무조건 부정하는 왜곡된 심리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생각해 볼 문제다. '타진요'에 가입된 회원만도 무려 18만 명이다. 일부의 과도한 개인 사생활 캐기와 근거 없는 의혹 제기가 심각한 사회적 파장과 폐해를 낳고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무엇보다 타블로와 관련된 진실을 밝히겠다면서 정작 일부 피고소인들은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카페 활동을 하는 등 위법 행위를 해왔다. 이는 자기 정체는 드러내지 않고 뒤에서 논란을 즐기는 병적인 심리현상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가를 말해주는 것이다. 진실이라는 미명하에 저질러지는 명예훼손 등 온갖 위법 행위가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엄중히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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