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학온 외국인이 느끼는 한국 인상은…

교통·통신·언론 자유는 좋아 '꼭 해야하는 것' 많아 구속감

한국에서 유학중인 외국인 여자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은 한국 사회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갖고 있을까. 결혼 이주 여성이나 취업 체류 여성들과 달리 여성 유학생들은 대체로 한국 사회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경북대학교에서 1년 6개월째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 아제르바이잔 출신의 굴친 씨는 "한국에서 성차별을 느껴본 적이 없다. 아제르바이잔은 터키 인접 국가이고 종교가 이슬람인데 이슬람 사회의 여성 지위에 비하면 한국 여성의 지위는 자유롭고 높다"고 말했다. 그녀는 특히 한국 사람들이 친절할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가 전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유학 소감을 밝혔다.

중국 출신으로 3년째 한국에 유학중인 리우홍양 씨는 "중국은 날씨가 덥고 더운 날 민소매 옷을 입어도 전혀 시선을 느낄 수 없는데 한국에서는 남자들의 지나친 시선을 느낀다. 아마 민소매가 좀 튀는 인상을 주는 듯하다"며 "부담스럽다"고 했다. 그녀는 "한국은 어디를 가나 화장실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일부에서는 화장실이 남녀 공용으로 된 곳이 있어 불편하다"고 말했다.

중국 출신인 짱밍즈엔 씨는 "전혀 불편함이 없다. 다만 한국 여학생들이 부모와 집에 상당히 구속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 중국에서는 여학생들도 부모로부터 상당히 자유롭다"고 밝혔다. 외국인으로서 자신은 불편한 점은 없는데 오히려 한국 여학생들이 한국에서 불편한 것처럼 보인다는 말이었다.

미얀마 출신으로 한국 생활 3년째인 쉐이표 씨는 "한국은 의료보장체계가 잘 되어 있는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병원비가 너무 비싸다. 보험 지원을 받지만 본인 부담금이 상당해 아플 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고 했다. 한국 정부 초청 장학생인 쉐이표 씨는 "3년 전보다 물가는 더 올랐는데 장학금을 올려주지 않아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 형편이어서 공부에 지장이 있다"고 했다.

쉐이표 씨는 그러나 "친한 친구가 있어 한국 생활은 무척 즐겁다. 특히 자유국가 한국에서는 모든 정치적 뉴스를 접할 수 있어 참 좋다. 교통, 통신 등 모든 것이 편리하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4년째 한국에서 유학중인 장하이잉 씨는 "한국말이 서툰 것 외에 불편한 점이 전혀 없다. 한국 사람들은 친절하고 착하다. 거의 모든 부문에서 한국 생활은 편리하고 좋다"고 한국 사회 전반을 매우 긍정적인 눈으로 보았다.

몽골 출신인 뭉휘툽킹 씨는 "먹는 것과 문화 등이 몽골과 비슷해서 빨리 적응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것은 꼭 해야 한다'는 게 많은 것 같다. 넓은 초원에서 살기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몽골 사람들은 대체로 자유롭게 생각하고 자유롭게 생활한다" 며 한국 사회에서 다소 구속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외국 유학생들을 오래 지도해온 경북대학교 정치학과 이정태 교수는 "여성 유학생들은 여성 취업자들에 비해 한국에서 훨씬 자유롭고 편리한 생활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며 "유학생과 취업자의 생활수준과 한국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국적이나 피부색보다는 개인의 경제적 지위와 출신국의 정치·사회·경제 수준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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