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집 맛자랑] 남편을 행복하게 한 '호박죽'

지난 주말 시골에 계신 친정 부모님을 뵈러 갔다. 마당에 들어선 순간 마당 한 귀퉁이에 둥그렇고 노란 큰 호박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남편은 호박을 만지작만지작거리며 돌아가신 시어머니를 추억하고 있는 것 같았다. 친정 어머니는 추수한 호박, 감, 대추 등을 잔뜩 싸 주셨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문득 호박을 바라보던 남편의 모습이 생각나 다음 날 아침 정성껏 호박죽을 끓였다. 아침을 호박죽으로 맛있게 먹고 출근한 남편에게서 문자가 들어왔다. "너무 고맙고 행복하다. 힘들었지." 호박죽 한 그릇이 남편에게 행복한 아침을 열어준 것 같아 나도 행복했다.

▲호박죽

재료: 늙은 호박 600g, 붉은 콩 1/4컵, 밤 5개, 호박씨 15개, 찹쌀가루 1컵, 소금, 설탕

▲만드는 법

1. 늙은 호박 600g은 껍질을 벗긴 후 5㎝ 폭으로 썰어 두고 긁어 낸 호박씨는 따로 말려둔다.

2. 호박이 반쯤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센 불에서 끓이다가 약한 불에서 호박이 뭉그러질 정도로 삶는다. 이때 압력밥솥을 이용하면 호박이 빨리 물러진다.

3. 밤과 붉은 콩에 설탕과 소금을 넣어 삶아 건진다.

4. 호박 삶은 물에 찹쌀가루 1컵을 풀어서 냄비에 붓고 설탕 소금을 넣어 찹쌀 풀을 쑨다.

5. 삶아 둔 호박에 찹쌀 풀을 넣어 약한 불에서 저어 가면서 끓인다.

6. 호박죽이 다 끓으면 밤과 콩 삶은 것을 넣고 설탕,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말려둔 호박씨를 고명으로 얹어 담아낸다.

※ 찹쌀가루가 없을 땐 멥쌀을 한 시간 정도 불렸다가 믹서기로 갈아서 끓는 호박죽에 저어주면서 넣어준다. 덩어리가 약간 있어도 씹히는 맛이 있어 좋다. 기호에 따라 익반죽한 찹쌀 수제비를 넣어주어도 좋다. 늙은 호박에는 비타민 A인 카로틴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고 이뇨 작용을 촉진한다.

마지영(대구 수성구 시지동)

독자 가정의 먹을거리와 맛 자랑을 '우리 집 맛 자랑' 코너를 통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우리 집에서 간단하게 해먹는 일품 요리 혹은 간식 등 다양한 소재의 요리를 만들기 쉽게 원고지 3, 4매 정도의 설명, 추천하는 요리에 얽힌 사연 등을 사진과 함께 보내주시면 지면에 소개합니다. 이 주의 요리에 선정되신 분에게는 올브랜 상품권(10만원)을 보내드립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보내실 곳=매일신문 문화부 살아가는 이야기 담당자 앞, 또는 weeken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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