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조류생태환경연구소가 국내 최초로 멸종위기종인 두루미 인공부화에 잇따라 성공, 관심을 끌고 있다.
8일 오후 구미 해평면 낙산리 마을 뒤 태조산 중턱에 자리 잡은 경북대 조류생태환경연구소. 울타리 안에 있던 두루미들이 손님을 반기며 "꾹, 꾹"하고 울어댔다. 가로 9m, 세로 15m, 높이 3m의 그물망으로 된 6개 사육장에는 두루미 9마리와 재두루미 1마리, 큰 고니 1마리 등 모두 11마리가 한가로이 먹이를 먹고 있다. 부화한 지 6개월 된 새끼 두루미 4마리는 기자의 카메라가 신기한 듯 연방 카메라 렌즈를 향해 머리를 들이밀었다. 이 두루미들은 두루미과(科) 조류 중에서도 몸이 희고 정수리가 붉어 '단정학'(丹頂鶴)으로 불리는 종이다.
두루미들에게는 매일 아침·저녁 살아 있는 미꾸라지와 옥수수·볍씨·채소 등을 먹인다.
이곳에서 사육 중인 두루미는 일본 오카야마현의 현립자연보호센터를 통해 기증받은 두루미 2쌍과 인공번식을 통해 지난해 5월 태어난 1마리와 올해 5월 태어난 4마리 등이다. 이들 새끼 두루미들은 매우 건강한 상태로 일부는 야외에 마련된 넓은 사육장에서 적응 훈련을 받고 있다.
두루미 사육을 맡고 있는 이상직(경북대 생물학과 석사과정) 씨는 "두루미들의 서식 환경이 달라지다 보니 첫해에는 알을 놓지 못하고, 지난해부터 2쌍 모두 알을 낳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자연적으로 두루미가 태어난 적은 있지만 체계적으로 인공부화를 시킨 것은 경북대 조류생태환경연구소가 처음이다. 연구소가 두루미 증식에 나선 것은 2000년과 1997년 대구 달성습지에 두루미 세 마리가 월동한 뒤 더는 낙동강에 나타나지 않아서다.
박희천(경북대 자연과학대 교수) 조류생태환경연구소장은 "국제 멸종위기종인 두루미를 증식하는 것은 생태환경 선진국으로 가는 상당히 의미 있는 작업"이라며 "앞으로 새끼들을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낙동강 방사, 두루미 자연복귀 프로그램 개발, 두루미(학) 종 복원센터 유치와 번식·서식지 지정, 두루미 습지 생태공원·국제 두루미(학) 공원조성 등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