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이 도로 건설 등 각종 공사를 하면서 잦은 설계변경으로 100억원 이상 공사비를 증액한 것으로 나타나 예산 낭비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한 도로 공사 경우 3차례나 설계변경을 하는 과정에서 애초 책정된 공사비보다 3배나 증액돼 업계 관계자는 물론 지방의회로부터 이해하기 힘든 행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울진군은 죽변도시계획도로 개설, 죽변주민복지센터 건립, 덕천 이주단지 조성, 에너지 절약형 고효율 가로등 교체 등 4건의 공사를 진행하면서 물가 변동, 규모 확대 등을 이유로 설계를 변경해 모두 112억3천만원을 증액했다.
2008년 시작해 올해 7월 20일 마무리한 죽변도시계획도로(중로1-1호선) 개설 공사의 경우 애초 20억원의 공사비로 시작해 3차례 설계변경을 거치며 61억원까지 공사비가 늘어났다.
또 70억원에 발주한 죽변주민복지센터 건립 공사는 설계변경을 통해 공사비를 50%나 증액시켜 116억5천만원으로 책정했다. 원전사업자지원금 79억5천만원과 원전특별회계 37억원이 투입된 이 사업은 애초 없던 수영장 등을 신설하면서 공사비가 크게 늘어났다.
덕천이주단지 조성 사업의 경우 설계변경을 통해 애초 30억원에서 44억8천만원으로 50%가량 증액됐고, 42억원에 발주한 에너지 절약형 고효율 가로등 교체 사업도 10억원 늘어났다.
울진에서 토목업을 하는 한 관계자는 "설계변경은 애초 시행을 잘못했거나 물가변동 등에 의해 공사비 증액이 불가피할 때만 하는 것인데 울진군 경우처럼 많게는 3배까지 공사비를 증액하는 설계변경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울진군 감사과 관계자도 "불필요한 설계변경은 예산 낭비를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고 전제한 뒤 "업자들이 큰 힘 안 들이고 돈을 벌어들이는 설계변경에 대해 감시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울진군의회 관계자는 "불필요한 설계변경과 사업기간 연장 등으로 인해 예산이 늘어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치밀하게 사업계획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울진군 도시경제과 관계자는 "설계를 할 때 처음부터 규모 파악이 제대로 되지 못한 것 같다"며 "설계변경을 통해 공사비가 크게 늘어난 사안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울진·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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