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기는 광저우] 보안도 좋지만…공항 나오는 데 2시간

대회 개막을 2일 앞둔 10일 중국 광저우는 아시아인의 최대 스포츠 축제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었다. 광저우 관문인 바이윈 공항에서 선수촌과 미디어촌이 있는 판위지구까지 버스로 1시간 10여 분 거리에는 대회 엠블럼이 새겨진 플래카드와 장식물, 각종 꽃들로 만들어진 화단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경기장과 미디어센터 등에는 자원봉사자(약 40만 명)가 넘쳐 났으며 거리에는 휴지조각 하나 없었다. 건물외벽마저 새 옷을 갈아입은 광저우를 보며 대회 성공개최를 위해 쏟아 부은 돈(1천200억 위안)의 위력을 실감했다.

하지만 깨끗해진 도시의 이미지와 달리 첫 인상은 유쾌하지 않았다. 겉과는 다른 미숙함도 넘쳐났다. 공항을 빠져 나오는데 2시간 이상이 걸렸다. 각국 선수단의 입국이 늘어난 때문이지만 미숙한 보안검색 때문에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10일 오후 바이윈 공항의 수화물 센터는 시장과 다름없었다. 수화물 배출이 늦어지면서 짐 찾기 전쟁이 펼쳐졌고 나중에는 다른 비행기 수화물과 겹치면서 대혼란이 야기됐다. 총기가 실린 비행기를 착각한 공항 측이 모든 짐을 X레이로 통과시키면서 30분 이상 빈 컨베이어벨트만 돌았다. 이런 일이 최근 계속 반복되면서 광저우의 첫 인상은 잔뜩 구겨졌다.

8일에는 사격 대표팀이 조직위원회에 신고한 총기 숫자와 실탄 개수 등을 꼼꼼하게 세느라 시간이 지연됐고 더욱이 이를 잘못 헤아려 다시 세면서 한국사격대표팀이 공항을 빠져 나오는데 3시간 이상 걸렸다. 보안 때문에 곤혹을 치르는 건 현지 주민들도 마찬가지. 광저우에서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는 검색대를 통과해야 할 정도로 검문이 철저한 상태다. 아파트 등 대규모 시설에는 공안들이 깔려 있고, 주민들은 제 집에 드나들 때도 검색대를 통과해야 한다.

선수촌과 메인프레스센터(MPC), 미디어 빌리지 등이 몰려 있는 아시안게임 타운 역시 '보안' 때문에 실랑이가 끊이질 않는다. 단골 메뉴는 라이터. 조직위원회 직원과 자원봉사자가 출입자의 옷과 가방에서 라이터를 모두 수거해 가기 때문이다. 공항에서 한 개의 라이터만 소지가 허용된 탓에 유일한 라이터를 뺏긴 흡연자들은 야외 흡연구역에서조차 담배를 필 수 없어 담뱃불 구하기 전쟁을 벌여야할 판이다. 보안과 미숙한 운영이 겹치면서 광저우가 혼란스럽다.

광저우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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