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경부고속철도 2단계 KTX 동대구~부산구간 완전 개통으로 대구경북은 접근성 강화를 통해 관광특수 등 상당한 플러스 효과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대구경북 유입 승객이 감소하면서 2단계 개통이 '빛 좋은 개살구'가 되고 있다.
KTX 전체 승객은 증가했지만 승객들이 서울과 부산으로 더 많이 유출되는 '빨대효과'를 낳고 있고 지역 공항과 고속버스업체는 이용객이 크게 줄고 있다. 또 관광특수를 예상했던 경주는 개통효과가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10일 코레일에 따르면 개통 첫날부터 일주일간 경부선 KTX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10만7천429명으로 개통 일주일 전(10월 25일~31일) 하루 평균 이용객(9만8천591명)보다 9% 증가했지만 이는 서울, 부산 등 다른 지역 이용자가 증가한 것이다.
동대구역에서 승차해 타지역으로 나간 인원은 KTX 2단계 개통 일주일 전에는 하루 평균 1만4천820명이었지만 개통 후 일주일간은 하루 평균 1만6천825명으로 2천명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동대구에서 하차한 승객은 1만6천389명으로 개통 전보다 500명 가까이 줄었다. 반면 개통 1주일간 KTX를 이용해 부산을 방문한 승객들은 1만7천372명으로 개통 전보다 1천500명 가량 늘었다. 서울 역시 개통 일주일간 일평균 이용객이 개통 전보다 4천48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연구원 곽종무 박사는 "장거리 교통수단은 서울, 부산과 같은 끝지점의 도시가 중간에 위치한 대구보다 이용객이 더 많다"며 "특히 서울과 부산이 유통과 의료, 관광 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KTX 확대로 '빨대효과'가 더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KTX 2단계 개통은 항공과 고속버스 이용객을 빠르게 흡수하며 지역 공항과 고속버스업체도 위기를 가져오고 있다. 포항공항과 울산공항 이용객은 급격히 줄었다.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공항은 지난해 11월 하루 평균 이용객이 765명이었지만 이달 1~4일 하루 평균 이용객은 681명으로 줄었고 대한항공은 11월부터 한 달간 오후 1시 비행기를 임시 휴항하고 있다. 포항시는 앞으로 공항 이용객이 30% 이상 줄어들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하루 24회 운항하는 울산~김포 노선의 월평균 탑승률도 1일부터 4일간 평균 50%대로 뚝 떨어졌다. 대구공항은 2004년 KTX 1단계 개통 전인 2003년에 210만4천 명이던 이용객이 4년 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져 2007년 대구~김포노선이 없어졌다.
이와 함께 KTX 2단계 개통과 함께 '관광 1번지' 명성 회복을 기대했던 경주 역시 관광 특수 효과가 기대 이하다. 경주역과 주변 관광지가 동떨어진 데다 연계 교통수단이 미비하기 때문. 경주는 신한네거리를 중심으로 반경 4㎞를 벗어나는 지점부터 할증요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신경주역에서 경주시내(신한은행네거리기준·8km)까지 택시를 이용하면 1만2천~1만5천원, 보문관광단지(14km)까지는 3만원 가까운 요금이 부과된다.
김천에 사는 임춘상(62) 씨는 "김천에서 KTX를 타고 부부동반 여행을 가려 했는데 신경주역에서 보문단지까지 너무 멀길래 그냥 차를 빌려 갔다왔다. KTX가 뚫렸지만 관광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연구원 곽종무 박사는 "대구와 경주 등은 각 도시의 강점을 앞세운 프로그램들을 개발해야 '빨대효과'를 극복할 수 있다"며 "특히 경주의 경우 KTX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관광지와 연계한 교통시스템과 패키지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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