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는 궁극적인 목표는 뭘까? '행복'이다. 하지만 세상살이는 내 뜻대로 잘 되지 않는다. 세계경제순위 13위 진입, 동시에 자살률 1등 국가. 우리나라의 오늘을 나타내는 겉과 속이다. 가정 붕괴는 학교 붕괴, 사회 붕괴 등 불행의 도미노 현상을 초래한다. 가정 회복과 상처 치료를 위한 긴급 처방이 필요하다. 다행히 가정회복 프로그램들이 우리 가까이에서 열리고 있다. 가정 회복은 개신교와 가톨릭 등 크리스천들이 앞장서고 있다. 기독교는 두란노아버지학교, 가톨릭은 ME와 성요셉 아버지학교가 대표적이다.
아버지가 자녀와 갖는 대화의 시간이 하루 평균 37초, 부부 간 대화 시간은 일주일 평균 24분이라는 연구 발표가 있다. '아버지'라는 권위와 존경심은 잃어가고 있다. 대구 동신교회 행복조정위원회 이영도 목사는 "사회적으로 가정붕괴 문제는 심각하다. 결혼 후 4년 동안은 애정과 신뢰, 배려 등이 형성되는 시기다. 이 기간에 부부 간 역경을 잘 극복해야 행복한 가정을 영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위기는 '빈둥지 기간'이다. 아이들 출가 후 중년의 부부가 둘만 남았을 때 위기가 온다. 이른바 '황혼 이혼'이다. 전문가들은 가정폭력, 문란한 성문화, 자기중심적 개인주의 문화의 만연 속에 스며든 물질주의가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개신교
▶두란노 아버지학교
1995년 10월 두란노서원에서 처음 개설했다. '가정 문제는 아버지의 문제'라는 인식 위에 아버지의 권위 회복과 정체성 찾기다. 전국적으로 19만여 명의 아버지들이 수료하는 등 가장 대표적인 아버지학교로 활동 중이다. 전 세계 42개국 228개 도시로 확산됐다. 대구 아버지학교는 현재 만촌동 동신교회에서 45기가 진행 중이다.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며 힘찬 구호를 외치는 아버지들의 모습에 자신감이 차 있다.
막내 딸의 권유로 참가한 임희수(78'만촌동) 옹이 최고령이다. "8년 전 아내를 하늘나라로 보내기 전에 왔더라면 더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가장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아내에게 쓰는 편지 숙제는 못해왔다. "아내 생각이 나서 목이 메 도저히 편지를 쓸 수 없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정규 지부장은 "정체성을 잃은 세상의 아버지들에게 자신과 가정의 문제점들을 진단하여 멋진 아버지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www.tkfather.org. 018-531-6205.
▶대구 어머니학교
지난 4일 대구 14기(팀장 주성옥'진행자 엄귀자) 마지막 날. 88명의 지원자들은 한결같이 맑고 밝은 모습이었다. 섬기는 봉사자들과 꼭 껴안고 서로를 격려하고 축복하며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결혼한 지 8년 된 30대의 젊은 주부 이모(상인동) 씨의 고백을 들었다. 죽을 것만 같았던 결혼 생활을 토해냈다. '남편의 발을 씻기고 발도장을 찍어오라'는 숙제를 하던 중 그동안 남편을 너무 오해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모두 나 자신이 문제였다"고 고백했다. 마음 속의 모든 불만덩어리를 덜어낸 그는 이제 예전의 아름다운 웃음을 되찾았다. 건강한 가정으로의 회복은 큰 축복이다.
진행자 엄귀자 씨는 "참가자들이 한주 한주 지나면서 변화돼가는 모습이 너무 놀랍고 아름답다"고 말했다. 주성옥 팀장은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다"며 "진정한 가정의 축복은 어머니의 회복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010-3532-1069.
▶두란노 부부학교
부부가 함께하면 가정이 하나된다. 아버지학교와 어머니학교를 수료한 부부가 함께 입학한다. 가정 회복과 부부애를 되찾아 주기위한 프로그램들이다. "당신은 부부간 얼마나 대화를 하는가? 지금 당신은 아내의 손을 잡고 있는가? 아내의 손을 꼭 잡아본 지 얼마나 되었는가?" 가정 안에서 부부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부부 간의 차이를 발견하고 인정해 주며,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로 하나되게 한다.
대구부부학교는 지난해 처음 시작해 1, 2기를 마쳤다. 내년 초 3기를 준비 중이다. 010-3532-1069.
◆가톨릭
▶ME(Marriage Encounter)
부부일치운동이다. '결혼한 부부의 새로운 만남'의 장이다. 1950년대 말 스페인의 가브리엘 칼보 신부가 착안했다. 한국은 메리놀회 마진학 신부를 중심으로 여러 사제들과 수녀들, 많은 미국인 부부들 그리고 영어가 가능한 세 쌍의 한국인 부부들의 노력 끝에 1976년 2월에 실시됐다. 1979년 서울, 안동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대구ME가 열렸다.
대구ME의 주말은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2박 3일 동안 부부가 팔공산에 있는 한티 피정의 집에서 열린다. 부부가 3일 동안 함께 생활하며 서로 대화하고 사랑을 표현한다. 연간 11~13회씩 실시하는 'ME주말'에는 매번 20~35쌍의 부부가 참여하고 있다.
'ME주말'을 체험한 부부들은 "우리 부부 사이에 진실한 대화가 부족했다는 것을 절감했다", "배우자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구ME 만남의 집 053)473-5712. 홈페이지 www.dgme.org
▶성요셉 아버지학교
'아버지상의 회복을 통한 가정 성화'가 목표다. 가정 안에서 아버지의 정체성을 찾고, 아버지의 역할과 위치를 현대의 가정 속에서 재창조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구대교구 사목국에서 지난 8월 제 15기 성요셉 아버지학교를 개설했다. 010-8853-7458.
▶성요셉 어머니학교
대구교구의 각 대리구가 합동으로 전개하는 교회운동으로 열리고 있다.
모성적 역할과 여성의 사회적 활동 사이에서 경제, 사회, 문화적 변화를 겪고있는 현대의 어머니들에게 '어머니가 어디에 있느냐?'보다 '어떻게 어머니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위기를 겪고 있는 가정 안에서 어머니의 권리와 역할을 재정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010-3513-2225.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