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속살 꽉 찬 붉은대게 "없어서 못팔 지경"

울진 후포 제철맞아 인기

16일 오전 9시 후포항 후포수협 위판장에서 입찰을 기다리고 있는 붉은대게.
16일 오전 9시 후포항 후포수협 위판장에서 입찰을 기다리고 있는 붉은대게.

오전 9시 울진군 후포항 후포수협 위판장.

후포 먼바다에서 잡아온 붉은대게를 구매하기 위해 모인 40여 명의 중매인들이 경매사에게 "속살이 제대로 올랐다"며 바쁘게 입찰가를 적은 '표찰'을 내보이고 있다. 경매가격은 크기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작은 것은 4천원, 큰 것은 2만원 선이다. 배가 한 차례 출어하면 살아있는 상태로 5천 마리 이하만 잡아올려야 한다. 총어획제도(TAC)에 걸려 잡고 싶어도 잡지 못한다고 수협 관계자는 전했다.

그간 붉은 대게는 다리가 얇고 살이 없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그래서 몸통에 있는 살만 발라내 먹었는데, 요즘 후포에서 잡히고 있는 붉은 대게를 보면 이런 통념이 산산이 깨진다. 붉은대게의 살이 꽉 찬데다 가격도 저렴해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울진군은 어자원 보호를 위해 다른 곳보다 한 달 늦은 12월부터 대게잡이를 시작하는데, 이 틈을 붉은대게가 채워주고 있으니 '지역에서는 이만한 효자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영양학적으로도 부족함이 없다. 속살은 단백질 함량이 높아 건강식으로, 껍질은 키토산을 활용한 건강기능식품의 원료로 활용된다.

붉은대게는 경주 감포부터 멀게는 북한 동해까지 서식하는데, 그 가운데 후포가 최대 주산지다. 물이 차고 수심이 깊어 붉은대게가 살기 좋은 환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길(54) 사단법인 경북붉은대게통발협회장은 "올해 붉은 대게가 어획량도 좋고 상품성도 뛰어나다"며 "동해안을 지나는 관광객들이 후포를 많이 찾아 붉은대게를 꼭 맛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협회 김대경(42) 감사는 "올해 7, 8월을 빼고 어획한 붉은대게가 1만3천300t(160억원)에 이른다"며 "붉은대게가 후포지역에 관광객을 불러들여 지역경기 활성화에 미치는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 후포에 자리한 식당을 4인 가족이 찾을 경우 중간 크기(1.5㎏) 4마리(6만원)면 부족함 없이 즐길 수 있다. 대게와 비교하자면 절반비용에 불과하다.

울진·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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