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시내버스 불량 가스 용기 전수조사해야

대구에서 운행 중인 일부 압축천연가스(CNG) 시내버스 연료통에서 가스가 새는 중대한 결함이 발견됐다. 25일 당국이 부랴부랴 긴급 교체에 나섰으나 심각한 것은 가스 용기 몸통 자체에 구멍이 생겨 가스가 새어나왔다는 점이다. 올해 8월 서울 시내버스 폭발 사고 당시 폭발 원인이 가스 주입구인 용기 이음새 부분의 결함인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하지만 이번처럼 몸통 자체에 구멍이 생기는 결함이 발견된 것은 전국적으로 대구 시내버스가 첫 사례라고 한다.

다행히 폭발 사고는 없었다고 하지만 늘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많은 시민 입장에서는 여간 가슴 떨리는 순간이 아니다. 대구버스조합과 가스안전공사가 긴급 교체 작업에 나선 가스 용기는 N사가 만들어 납품한 것으로 주입구 위쪽 몸통에 구멍이 생겨 가스가 새어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 시내버스 가운데 이번처럼 몸통에 결함이 있는 가스 용기와 동일한 제조사의 제품이 장착된 버스는 모두 877대다. 이는 대구시 전체 CNG 버스 1천539대의 57%에 달하는 수치다. 이 중 문제의 차량과 비슷한 시기인 2005년에 등록된 버스만도 117대로 나타났다.

버스 1대당 장착된 8개의 가스통 중 1개에서 결함이 발견됐지만 전체 버스를 대상으로 조사할 경우 불량 용기의 수가 증가할 것은 분명하다. 점검 중 문제가 발견된 게 천만다행이지 결함을 발견하지 못하고 계속 운행했더라면 자칫 큰 폭발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어서 여간 아찔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정상 운행 조건을 기준으로 압축천연가스 버스의 내구 연한은 9년이라고 한다. 이번처럼 운행한 지 5년밖에 안 된 버스의 연료통에서 이런 심각한 결함이 발생한다는 것은 쉬 납득하기 힘든 일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용기 제조사 측은 "우리가 만든 용기는 폭발 위험이 거의 없다"는 상식 밖의 해명을 하고 있다. 이상이 발견되면 조그만 결함이라도 없는지 다시 살펴보고 정밀 조사를 벌이는 게 마땅한데도 큰소리나 치고 있는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당국은 당장 결함 원인부터 파악하고 용기 제조 과정에서 부실한 부분은 없었는지 제조사를 대상으로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매일 시내버스를 타야 하는 시민들이 버스를 타면서 늘 불안에 떨고 목숨까지 내놓아야 하는 불행한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조사해야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