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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허강 범람에도 끄떡 않는 지주산에 길재 충절 비유…지주중류비

구미시 오태동에 있는 지주중류비(砥柱中流碑)는 길재의 충절을 기려 세운 비석이다.

지주(砥柱)란 중국의 허난성(河南城) 황허(黃河) 중류에 있는 지주산(砥柱山)을 가리키는데, 황허강이 범람할 때마다 탁류가 지주산에 부딪치지만 쓰러지지 않았기에 고려에 대한 충절을 굳게 지킨 길재를 이 산에 비유한 것이다. 역경 속에서 절의를 지키는 것을 지주중류라 한 것인데, 중국 백이숙제의 사당에 새겨진 비문이다.

길재는 불사이군의 굳은 의지를 보여 초야에 묻혀 은거하며 절의를 지킨 인물로서, 그의 충절과 학덕을 숭모하던 조선시대 류운용(柳雲龍)이 인동현감(仁同縣監)으로 부임해 묘소를 참배하러 왔다가 중국의 지주중류비에 빗대 그를 기려 비를 세웠다.

구미시 오태동 오태마을 왼쪽 편의 동북쪽으로 뻗은 능선상에 있는 길재의 무덤 앞 낙동강변에 자리잡고 있다.

비석의 재질은 사암이며, 개석 없이 윗부분이 평평하고 모서리에 각이 있는 직수(直首) 형태이다. 비신은 높이 320㎝, 너비는 109㎝, 두께 37.5㎝이다.

비의 앞면에는 한강(寒岡) 정구(鄭逑)가 중국에서 탁본해 온 중국의 명필 양청천(楊晴川)의 글씨를 새겼고, 뒷면에는 류성룡이 지은 '야은선생지주비음기'(冶隱先生砥柱碑陰記)가 음각되어 있다.

지주중류비는 처음 세운 비석이 비바람에 마모되자 1780년(정조 4년)에 다시 세운 것으로, 경상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전병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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