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을 돕는 봉사 활동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정성이 담긴 성금이나 생활필수품을 전달하며 온정을 나눌 수 있을 것이고, 자신이 가진 재능을 발휘해 이웃에게 따스함을 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자신이 가진 재능(탤런트)을 발휘해 봉사 하는 흐름이 확산되는 추세이다.
지난해 3월 발족한 '대구 서구 사랑나눔 봉사단'은 '재능 기부'라는 측면에서 주목을 끄는 단체다. 대한미용사회 대구 서구지회 회원 120명, 이용사회 20명, 제과지회 20명 등의 단원으로 구성된 이 봉사단은 발대식 이후 양로원과 요양원은 물론 아동·장애진 복시시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이웃들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봉사단이 만들어지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한 이은순 서구 사랑나눔 봉사단장(대한미용사회 대구 서구지회장)은 "25년 전부터 봉사를 지속적으로 해오다 미용사회, 이용사회, 제과지회 등 세 단체가 중심이 되어 사랑나눔 봉사단을 조직했다"며 "끝없는 샘물처럼 모두가 하나 되어 사랑을 나누자는 목표 아래 단원들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봉사단은 사랑나눔 결연봉사 사업에 주력하는 것과 함께 양로원, 요양원, 장애인, 지역아동센터 등 사회복지시설을 월 1회씩 찾아 봉사를 하고 있다. 미용, 이용, 무료 빵 배달 봉사 등을 함으로써 소외되고 생활이 어려운 노인 계층과 청소년들에게 삶의 희망과 활력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
대한미용사회 대구 서구지회는 봉사 조(組)가 서부 노인병원 등 37개 시설을 찾아 지금까지 3천250여 명에게 미용봉사를 했다. 한국이용사회 서구지회(지회장 이정석) 회원 20명은 영락원 등 7개 복지시설에서 500명에게 이발봉사를 했다. 대한제과중앙회 회원들은 소망모자원 등 14개 시설 어린이 3천550명에게 빵 5천800개를 전달했다.
미용사들이 미용 봉사를 하기 위해 복지시설을 방문하면 웃음꽃이 피어난다. 얼마 전 서부노인병원으로 미용봉사를 갔을 때 한 할머니는 "TV에 나오는 탤런트 같이 머리를 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다른 할머니들도 "옛날 젊었을 때 모습처럼 머리를 기르고 싶다" "머리끝만 정리해달라"는 등 다양한 주문을 하면서 미용사들과 정겨운 시간을 보냈다. 이은순 단장은 "너무나 천진하고 맑은 어린이 같은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며 봉사를 하다 보면 4, 5시간이 금방 지나간다"고 귀띔했다.
서구 원대동, 비산 3, 4동에 사는 어떤 할아버지는 친절하게 봉사하는 단원을 지목하면서 "내 머리는 이 사람에게만 맡기겠다"고 부탁 아닌 부탁을 하기도 했다. 또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대상으로 미용 봉사를 하던 중 할머니가 그만 용변을 볼 때면 봉사단원들은 일일이 정리를 하기도 한다. 봉사단원들은 "고맙다, 미안하다, 몇 번이고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으려는 분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며 "봉사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갈 때마다 행복감에 다음달에도 봉사에 참여한다"고 얘기했다.
서구 주택가에 사는 할머니들은 파마를 하고 싶으면 매주 목요일 미용실로 오라고 하자, 가게 문을 열기도 전에 음료수 1통을 들고 가게 앞에 앉아 기다리고 경우도 있다. 이 단장은 "한 달 후 미용봉사를 하려고 다시 찾아갔다가 할머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들으면 가슴이 아프다"며 "생전에 조금이라도 더 잘해드리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눈물이 난다"고 했다.
사랑나눔 봉사단은 앞으로 '봉사'라는 두 글자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행복을 가져오는 약이라는 신념 하에 이웃사랑을 지속적으로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이 단장은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을 가지고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게 될 때의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회원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봉사 활동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대현 사회2부장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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