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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원평가제 성공 여부는 교사에 달렸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교원 평가 결과, 1천56명의 교사를 최장 6개월까지 장'단기 연수 처분하기로 했다. 단기 연수 대상자는 5점 만점에 2.5점 이하이며 장기 연수 대상자는 1.5점 이하이다. 연수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면 재연수를 받아야 하며, 내년 평가에서 다시 장기 연수 대상이 되면 아예 수업에서 배제된 채 연수를 받아야 한다.

이번 평가가 교직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당사자의 불명예는 물론, 학생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자조 섞인 반응도 있다. 하지만 이는 변화를 거부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몇 년 전 대구의 한 여고에서 학생이 주요 과목 교사를 직접 선택하는 수업선택권제를 시도했다. 인기 있는 교사에게 학생이 몰릴 것이라는 걱정이 있었지만 학생의 선택은 전혀 달랐다. 열심히 가르치고, 때로는 체벌까지 하는 엄한 교사에게 학생이 몰렸다. 학생도 실력 있고, 열성적인 교사를 원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는 학부모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데도 교사가 변하지 않는다면 이는 전적으로 교사의 책임이다.

문제는 공정성과 객관성이다. 이번 평가에서 동료에 대한 평가는 4.58점으로 학부모 4.12점, 학생 3.77점에 비해 크게 높았다. 이러한 온정적인 평가를 하는 한 교원평가제는 제대로 정착할 수 없다. 또 학부모의 평가도 객관성 확보가 쉽지 않다. 교과부는 학부모 평가 대상과 항목을 줄이고, 학생은 전원 참여에서 무작위 표본 조사 허용으로 평가 방법을 개선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사의 자세다. 교원 평가는 교사를 옥죄어 퇴출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노력하는 교사상을 확립하기 위한 것이다. 교사가 바뀌지 않으면 교원평가제는 객관성 여부만 따질 뿐 정작 효율성은 없는 제도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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