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산을 제대로 사랑하려면…

등산객들이 끊이지 않는 산은 언제쯤 푹 쉬고 깊은 잠을 이룰 수 있을까. 야생동물 또한 생명에 위협을 받아 서식지를 정하지 못하니 여러 걱정이 앞선다.

앞산의 경우 정상까지 수직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많이 있지만 이것도 모자라 마구잡이로 낸 샛길이 산을 더욱 더 피곤하게 만든다. 그래서 정상에 올라가지 않고도 체력 단련으로 건강을 되찾고 자연의 훼손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수평 이동을 유도하는 '앞산 자락 길'을 만들어 놨다. 그런데 여기엔 산악자전거가 등장하고 등산로엔 모터 사이클까지 등장해 우려된다. 사람에겐 보폭 만큼 한 번씩 밟히지만 바퀴는 계속해 굴러가므로 그 거리 만큼 빈틈없이 밟는다. 지금 전국의 수많은 산들이 몸살을 앓고 있어 무척 안타깝다.

이런 점을 감안해 앞산에선 등산로에 자발적인 흙넣기 생태 복원 운동을 펼치고 있다. 매자골을 시범으로 흙과 비닐 봉투를 준비했다. 물론 그냥 올라가도 탓하지 않는다. 그러나 마음이 간다면 돌부리에 차이거나 드러난 나무 뿌리가 숨 고르기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판단되는 그 곳에 한 줌의 흙이라도 넣어 보자.

산불 예방 활동도 벌이고 있다. 우리는 산을 오가다가 가끔 마른 소나무 가지를 볼 수 있다. 중첩된 가지가 채광과 통풍의 방해로 탄소동화작용이 원활하지 못해 말라 버렸다. 조경지도 마찬가지이다. 가능하면 이런 것들을 제거해 산불의 잠재적 불씨를 미리 차단해 보자. 앞산 능선의 소나무들은 그러한 작업 덕분에 고풍스런 모습으로 짙푸르게 자라고 있고 산불 예방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권영시(대구시 앞산공원관리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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