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대구시 달서구 성서3차산업단지가 과학연구단지로 지정됐다.
대구시는 당시 3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국비로 지원받게 되면서 성서3차산단을 지역의 연구개발(R&D) 거점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꼭 10년 전인 2000년 삼성상용차가 퇴출한 자리인 절망의 땅에서 다시 희망이 움트는 곳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시는 이곳에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 대구기계부품연구원, 지역특화센터 등 5개 국·공립 연구기관, 100여 개의 기업부설연구소 등을 입주시켰다. 올 초에는 지역의 R&D 역량 강화라는 중책을 맡은 '대구융합R&D센터'가 개원했다. 명실상부한 연구산업단지로 발돋움시키기 위해 인프라를 모두 갖춘 것이다.
하지만 성서3차산단에 입주한 400여 개 첨단기업들은 과학연구단지 간판을 달고 3년이 흐르는 동안 흡족한 R&D 지원을 받았을까? '아직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게 입주업체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그래서 대구테크노파크 신사업기획실이 최근 대구과학연구단지(성서3차산단) 입주기업 484곳을 대상으로 '기업지원기관 및 R&D기관이 어떤 지원책을 펼쳐야 만족할까?'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대구TP가 설문결과를 종합해 '대구과학연구단지 입주기업 정책지원 수요조사 보고서'를 29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기업들은 자금 및 기술개발 담당 전문인력 부족의 이유로 기술개발에 많은 애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대다수의 기업이 내년부터는 다른 연구기관 등과 산·학·연 공동 연구개발을 하겠다고 밝혔다. 연구기관과의 공동개발은 올해 3%에서 내년 19.7%로, 타 기업과의 공동개발은 올해 9.6%에서 내년 19%로, 기업지원기관 및 지원센터와 공동개발은 올해 4.8%에서 내년 19%로 각각 상승한 것이다. 대신 기업 독자적인 기술개발은 올해 52.4%에서 내년 35%로 큰 폭으로 줄었다.
대구TP는 과학연구단지 중소기업들이 산·학·연 공동 기술개발에 대한 수요가 많은 것으로 조사된 만큼 내년부터 산·학·연 교류회 활성화와 공동 기술개발 지원 프로그램이 확대될 필요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입주기업들은 기술개발 희망 우선순위를 ▷생산공정 개선기술(19.1%) ▷원천·기초기술(16.6%) ▷제품·상용화 촉진기술(13.6%) ▷융합제품 기술(6.6%) 등의 순으로 답했다. 기업들이 희망하는 융합기술 도입 분야에서 메카트로닉스 기술(49.2%)이 가장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정보·통신기술과 그린에너지 기술이 각각 25%, 나노기술 12.9%, 바이오기술 9.7% 등으로 조사됐다.
황우익 대구TP 신사업기획실장은 "과학연구단지 입주기업들의 수요 분석 결과대로 내년부터 기업들이 산·학·연 협력 기술개발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산학연 기술교류회 구성, 기초·원천 및 융합기술 개발에 대한 업종별 맞춤형 지원프로그램 등의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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