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구리소년 실종 미스터리 '스크린의 추격'

1991년 와룡산에서 실종된 5명의 '개구리소년'을 소재로 한 영화 '아이들…'이 개봉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개구리소년 등 실종자 가족들에 대한 관심이 새삼 높아지고 있다.

관계기사 18면

12일 서울 종로 롯데시네마에서 가진 제작보고회에서 이규만 감독이 "개구리소년들은 타살됐다"는 주장을 제기하자 각종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이 등장하고 있다. 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유사 작품들이 여러 차례 히트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개구리소년 사인이 실종 20년 만에 또다시 주목받을 여지가 커졌다.

다음 달 10일 개봉 예정인 '아이들…'은 3년 전부터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가는 등 철저한 준비로 유족들도 영화에 상당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2002년 9월 유골이 발견된 뒤부터 발견지에서 매년 3월 26일이면 위령제를 지내는 유족들은 "실종자 가족들의 아픔을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개구리소년 중 한 명인 우철원 군의 아버지 우종우(62) 씨는 "이번 영화를 보게 될 많은 이들이 실종자 가족들의 심정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하지만 아이들이 타살된 것으로 확신하고 있는 우 씨는 "범인도 이 영화를 본다면 가족들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꼭 진실을 말해줬으면 한다"며 "영화의 흥행도 중요하겠지만 유족들의 궁극적인 바람은 진실을 알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개구리소년들이 실종된 1991년 3월 26일을 기준으로 15년의 공소시효(2006년 3월 25일)가 지났다는 점을 범인들이 알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도 "실종자 가족에 대한 관심에 초점을 두고 영화를 만들었다"며 "'살인의 추억'이나 '그놈 목소리' 등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와 다른 점이 있다면 부모들의 심정을 녹여내기 위해 노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네티즌들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12일 오후 '개구리소년들은 타살된 게 확실하다'는 이 감독의 제작보고회 발언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개구리소년'이란 단어를 잇따라 검색해 실시간 검색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의 경우 흥행에 따라 사회적 이슈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개봉 이후 성적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구리소년을 소재로 한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아이들이 실종된 이듬해인 1992년 '돌아오라 개구리소년'이라는 영화가 제작돼 상영된 바 있다. '아이들…'은 다음 달 10일 개봉될 예정이며, 아이들의 유골도 보지 못한 채 고인이 된 김종식 군의 아버지 김철규 씨 가족을 제외한 모든 유족들이 시사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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