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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수성못, 스케이트 타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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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 깊고 얼지 않은 곳 많아 위험"…대구시 난색

전례없는 강추위로 대구 수성못, 성당못 등에 얼음이 두껍게 얼자 이곳을 야외 스케이트장으로 운영하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 그러나 대구시 관계자는
전례없는 강추위로 대구 수성못, 성당못 등에 얼음이 두껍게 얼자 이곳을 야외 스케이트장으로 운영하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 그러나 대구시 관계자는 "수심이 깊은데다 일부 얼지않은 곳도 있어 안전상 어렵다"고 말했다. 사진 위는 1960년대 중반 꽁꽁 언 수성못에서 빙상대회가 열리고 있는 모습.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꽁꽁 언 수성못과 성당못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싶어요."

한 달여 동안 한파가 이어지면서 꽁꽁 얼어붙은 수성못과 성당못을 야외 스케이트장으로 활용하자는 시민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평소 같으면 고작 살얼음만 얼어 꿈도 못 꾸겠지만 최근 강추위로 못이 꽁꽁 얼면서 야외 스케이트장이 됐기 때문. 31일 오후 평소 주말이면 사람들로 북적이던 수성못 인근이 한산했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 시민들이 외출을 꺼린 탓이다. 하지만 수성못 인근 사설 아이스링크장에는 스케이트를 즐기는 시민들로 인산인해였다. 시민 심태준(39) 씨는 "아이스링크장에 가 보니 사람들이 너무 많아 마음놓고 움직일 수가 없다"며 "바깥에 수성못이 꽁꽁 얼어있던데 일부를 스케이트장으로 활용하면 너무 좋겠다"고 말했다.

김채은(9·파동초 2년) 양은 "실내스케이트장은 다른 사람과 부딪쳐 넘어지기 일쑤인데 넓은 수성못에서 스케이트를 타면 더 신날 것 같다"고 했다.

주변을 산책하던 김병익(72) 씨는 "딸이 국가대표 스케이트 선수 출신인데 어렸을 때 수성못에서 연습을 했다. 다시 활성화되면 시민들이 많이 이용할 것"이라고 했고, 조영근(81·대구 수성구 파동) 씨는 "70년대에는 이곳에서 스케이트 대회가 열리기도 했다"고 추억했다.

같은 날 달서구 성당동 성당못 주변에서 만난 시민들도 이곳을 야외 스케이트장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이인두(76) 씨는 "올해는 유독 추워서 얼음이 두껍게 얼었다. 못의 일부를 개방해 시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점을 운영하는 이미영(51·여) 씨는 "매점을 찾는 시민들 중 상당수가 성당못에서 썰매를 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통상 얼음이 20~30㎝ 두께가 되면 스케이트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영만 대구시빙상경기연맹 전무는 "오래전에 수성못에서 스케이트 대회가 열릴 정도로 겨울 스포츠 마니아들에게 인기 장소였다"며 "안전문제를 해결해야겠지만 올해처럼 한파가 한 달 동안 이어져 얼음이 두껍게 언 경우엔 검토해볼 만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수성못의 평균 수심이 45m가량 되기 때문에 안전 사고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성당못 경우도 3주가량 꽁꽁 얼어 있지만 군데군데 얼지 않은 부분도 많아 위험하다"고 난색을 표했다.

대구시의 반대로 당장은 어렵지만, 대구에도 썰매를 맘껏 지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시민들의 요구가 거세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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