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원이 바싹 말라붙고 수도계량기 동파 사고가 이어지는 등 울진군이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울진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4개월간 내린 비의 양은 94㎜로, 평년 강우량 22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다, 그나마 확보된 물도 한파로 인해 얼어붙어 원활한 공급이 어려운 상태다.
이에 따라 군은 최근 상수도급수대책 상황실을 마련하고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에 행정력을 모으고 있으나 계속되는 한파와 가뭄으로 식수난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파로 인한 식수원의 결빙은 산간지역으로 갈수록 심하다. 울진군 서면, 온정면, 근남면 등 일부 산간지역 자연부락의 식수원인 계곡수는 이미 겨울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냈는데다 결빙까지 겹쳐 주민들이 비상급수 등에 의지하며 근근히 버티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여름 마른 장마와 폭염의 여파가 남은 상태에서 겨울 가뭄까지 오면서 그간 물부족을 모르고 지냈던 울진읍과 죽변면 등도 식수공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군은 식수공급을 위해 남대천에서 물을 끌어오고 왕피천 보조취수원을 가동하고 있지만 2월 중으로 비가 오지 않는다면 이 지역 역시 생활용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했다.
울진군 상수도사업소 관계자는 "설 연휴 동안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방서 등 관계기관과 손잡고 비상급수차를 운영하고 있지만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고 있다"며 "취수원 개발과 정수장 신설이 선행되지 않는 한 주민들에게 물을 아껴쓰자고 호소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울진군 수도계량기도 한파를 이기지 못하고 여기저기서 터지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최근까지 지방상수도와 소규모 시설 222개소에서 계량기 동파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평균기온 영하 1~2도를 보였던 2009년과 2008년 겨울 내내 발생했던 사고(110건)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울진군 관계자는 "이달 16일 기온이 1981년 기상관측 이래 30년 만에 최저기온인 14℃를 기록할 정도로 매서운 한파가 이어지면서 동파신고도 덩달아 크게 늘고 있다"며 "온도가 1도만 내려가도 동파사고가 크게 증가한다는 점을 감안해 주민들의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울진·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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