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라백성, 백제의 향기에 취하다

공주'부여 역사기행

"2시간 30분 거리에 백제의 향기가…."

옛 삼국시대 신라 백성이 살았던 땅에 위치한 경상도, 특히 대구경북 사람들이 백제의 향기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아주 손쉽다. 가족 중심의 명품 역사테마 전문여행사인 대구답사마당에 전화 한 통으로 예약만 하면 된다. 대구에서 오전 7시쯤 출발해 10시면 공주를 지나 부여에 도착, 6시간 남짓 부여'공주를 돌고 나면 백제의 향기가 온몸에 남아있게 된다.

설을 앞둔 1월 마지막주 토요일인 29일 대구답사마당 일행과 함께 백제의 향기를 찾아 떠나봤다. 대전을 지나자 눈발이 날리고 도로 곳곳도 얼어붙었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봄날이었다. 대구에서 17명이 관광버스를 타고 출발해 구미IC에서 다시 8명을 더 태우고 백제의 옛 수도인 부여'공주로 향했다.

◆여행과 역사 공부, 일석이조

'백제의 향기를 찾아'를 찾아 떠나는 역사기행은 일석이조의 여행상품이다. 여행을 하면서 동시에 삼국시대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 특히 백제 문화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백제금동대향로와 무령왕릉은 이번 여행의 백미로 옛 백제인들의 예술혼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구미에서 자녀들을 데리고 온 이미형(39'여'구미시 옥계동) 씨는 "무조건 놀고 먹고 마시는 여행보다 역사라는 테마로 배움이 있는 여행을 하니 마음이 뿌듯하고, 아이들의 역사 공부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가족 단위로 갈 수 있는 좋은 여행 코스"라고 말했다.

참가한 자녀들 역시 좋기는 마찬가지. 이동규(12'구미 양포초교 6년) 군은 "교과서에서만 보던 백제의 예술품과 왕릉을 보니 느낌이 색달랐다"며 "역사 공부를 더 열심히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영원(9'구미 도봉초교 3년)'이지민(구미 양포초교 3년) 양도 "정말이지 또 오고 싶다. 오늘 백제라는 옛 나라의 흔적을 많이 봤다"고 같은 소감을 밝혔다.

대구답사마당 이승호 원장은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15년 정도 역사기행이라는 한 길만을 걸어오고 있다"며 "가족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역사와 속살을 들여다보는 의미 있고 뜻깊은 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면 여러 가지 상품들이 있으니 언제든지 함께 떠나자"고 말했다.

◆부소산성'금동대향로'무령왕릉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부여의 부소산성. 눈이 내려 부소산성 일대가 눈꽃성이 됐다. 오후에는 햇살마저 비치면서 하얀 눈발과 어우러져 아름답기 그지없는 풍광을 연출했다. 함께 간 어머니와 자녀들은 눈 속에서 완전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갔다. 눈싸움을 하고, 눈이 소복하게 내려앉은 나무를 흔들어 함박눈을 내리게끔 하는 장난을 계속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백제의 향기 속으로 가면, 부소산성(扶蘇山城)은 백제의 패망을 알리는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다. 과연 백제 삼천궁녀가 있었겠냐만은 이 궁녀들이 패망 전 모두 몸을 던졌다는 낙화암(落花巖)이 있으며, 삼천궁녀들이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모습이 꽃이 떨어지는 것과 같다고 해 백화정(百花亭)을 지었다. 또 이 부소산성 안에는 절벽에서 몸을 던진 궁녀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궁녀사도 위치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약수를 먹을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부소산성 뒤편으로 가면 백마강이 보이는 곳에 고란사라는 절이 있는데, 이곳에는 뿌리와 잎만 있는 고란초를 띄워 마신다는 고란약수가 있는 것. 얼음을 깨서 맛보는 고란약수는 자녀들에게도 꿀맛이었다.

점심식사를 하고, 백제 문화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백제금동대향로를 국립부여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백제 예술품 중 화룡점정을 찍을 만한 아름다운 작품이다. 이승호 원장의 설명을 들으면서 보니 그 아름다움이 배가 된다. 이에 더해 공주로 이동하면서 비디오로 다시 한번 그 의미를 되새겨주니 잊을 수가 없다.

백제 웅진시대의 수도였다는 공주에는 아무래도 무령왕릉이 압권이다. 그 시대에 이토록 완벽한 벽돌 무덤을 축조할 수 있었다는 것이 마냥 신비롭기만 하다. 무령왕릉은 실제 고분군을 볼 수 없지만 똑같은 형태로 재현해 그 내부를 볼 수 있도록 만들어놨다.

이렇듯 백제의 향기를 가득 머금고 옛 신라 땅으로 돌아오는 길이 흐뭇했다.

글'사진=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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