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민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특히 정부와 여당인 한나라당에 대한 여론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지역의 활로가 걸려 있는 동남권신공항 문제가 정부의 잇따른 입지선정 연기 등 번복에 번복을 거듭하며 약속한 3월 입지선정 자체도 확실하지 않은데다 구제역 파동으로 경북 전역의 민심이 극도로 불안정하고 생활물가고가 명절 대목에 더욱 기승을 부려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더욱 팍팍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신공항 문제는 설 연휴를 계기로 가덕도 유치를 주장하는 부산과의 정치적, 감정적 대결의 문제로 비화되면서 또다시 합리적인 결정이 내려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마저 낳고 있어 지역 민심을 더욱 흉흉하게 만들고 있다. 관계기사 3면
정치권이 전하는 설 민심은 그야말로 폭발직전이다. 한나라당의 아성 내지 고향, 본거지 등으로 치부되던 대구와 경북의 반응이 시간이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일변도의 지역 특성상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비판은 곧 한나라당과 소속 국회의원들에 대한 비토로 이어져 당장 내년에 선거를 치러야 하는 지역 출신 현역 국회의원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내년에 보자"며 총선 심판론을 거론하는 것이 단순한 엄포가 아니라는 것이 지역의 여론이다. 김범일 대구시장이 한나라당 중앙당에 가서 지역 민심이 터지기 일보직전이라고 한 것 역시 신공항 문제 등을 둘러싸고 불신감만 주고 있는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들끓고 있는 여론을 반영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조원진의원(대구 달서병)은 "3월 입지 선정 약속이 또 연기된다면 주민들의 실망은 불신과 분노로 이어질 것"이라며 "영원한 한나라당의 텃밭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구제역 파동도 지역 민심을 동요케 한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안동의 김광림 의원은 "구제역에 대한 주민들의 피해의식이 예상을 넘는 수준이어서 걱정"이라며 축산 행정에 대한 불만의 소리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부가 발표하는 각종 경제지표와 실제 물가와의 괴리감에 대한 비판의 소리도 적지 않았다.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발표를 도무지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오히려 체감경기는 더 얼어붙은 것이 아니냐고 비판의 화살을 쏟아냈다. 고물가 현상을 시기적인 요인으로만 치부하고 뾰족한 대책도 내놓지 못하는 당국에 대한 불만 역시 정부와 여당에 대한 비판으로 모아졌다.
이처럼 정부와 여당에 대한 성토 분위기 일색이었던 지역민들은 고향을 찾은 귀향민들에게 동남권신공항 밀양 유치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홍보요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밀양 유치 설득전에는 민과 관과 기업이 하나가 됐다. 고향을 찾은 친척들에게 왜 신공항 입지로 밀양이 최적지인지를 홍보하는 데 열을 올렸고, 지역별로 공무원과 상공회의소 직원들은 고속도로 나들목과 터미널, 역 등지에서 밀양 당위론을 설파하는 데 주력했다.
정치부, 사회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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