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구제역 2차 환경오염 반드시 막아야

구제역에 걸린 가축의 대규모 매몰 처리에 따른 '2차 환경 재앙'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 합동 조사결과 해동기인 봄철에 매몰지 흙이 갑자기 무너져 내리거나 강우(降雨)로 매몰지가 붕괴'유실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제역 확산 차단에만 주력하다 보니 산비탈이나 계곡'하천변 등 가축을 묻어서는 안 될 곳에 매몰지를 조성한 결과다.

더 심각한 것은 매몰지 내 침출수 유출이다. 매몰지 바닥에 깐 비닐이 가축 발톱에 의해 찢어져 그 사이로 사체 썩은 물이 땅으로 스며들고 있는 현상이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매몰지 주변 식수원의 장기 오염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환경 재앙을 낳을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지역 지하수의 음용(飮用)을 금지하고 상수도를 공급하는 것 이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이런 환경 재앙이 전국에서 동시 다발로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는 경북도 내 매몰지 710곳(1월 10일 기준)만 대상으로 한 것이다. 현재 전국의 가축 매몰지는 4천 곳을 넘어섰다. 조사를 전국으로 확대하면 환경 재앙이 우려되는 곳이 훨씬 더 늘어날 것이다.

이런 문제들은 매몰 처분 때 이미 예상됐던 것들이다. 따라서 '2차 환경 재앙'을 막을 대비책도 함께 마련됐어야 한다. 하지만 이제 와서 정부는 대책을 마련한다고 법석이다. 매몰지 붕괴'유실 방지를 위해 콘크리트 옹벽을 설치하고 침출수 유출을 막기 위해 지하 암반층까지 차수벽(遮水壁)을 설치한다고 하지만 이런 사후 대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는 구제역 2차 환경오염으로 국민이 다시 고통받지 않도록 모든 방법을 짜내야 한다. 특히 침출수 유출은 전 국토를 오염시킬 수 있는 만큼 비상한 대책이 요구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