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낙동강 인근 주민들은 4대강 살리기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흙과 모래 먼지로 인해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상주시가 낙동강 사업에서 나온 골재를 허술하게 야적장에 보관하는 바람에 모래 바람이 인근 주택가, 도로를 뒤덮어 주민 생활이 어려울 정도다. 지난해 말에도 경북 칠곡군 왜관읍 금남리 일대와 대구 달성군 화원읍 성산리 화원유원지 일대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준설토와 모래 바람 때문에 주민들의 원성이 높았다.
상주시는 부산국토관리청의 위탁을 받아 중동면 죽암리 18만9천㎡ 터에 '도남지구골재야적장'을 설치해 2009년 3월부터 다음달 22일까지 낙동강 사업을 통해 모래 40만㎥를 채취해 보관하고 있다.
하지만 산더미처럼 쌓아 놓은 모래가 바람이 불면 인근 2, 3km까지 날아가면서 주택과 축사, 도로위에 가득 쌓이고 있다.
특히 골재야적장 출입구 2곳에서 세륜시설을 제대로 가동하지 않아 물로 씻지 않은 골재 차량들이 마구 드나들고 있는 형편이다. 기자가 현장을 찾은 10일 골재야적장의 한쪽 출입구에는 세륜시설에 물이 말라있는데도 화물차량들이 우회해 드나들고 있었다. 또 다른 출입로의 경우 아예 화물차량 등 중장비로 세륜시설을 막아두고 있었다.
이로 인해 인근 도로 수 km가 온통 흙모래 먼지로 뒤덮이면서 일반차량 운전자들이 곤욕을 치르는가 하면 농가 주민과 축사 가축들이 흙먼지에 의한 기관지 및 안구질환 등을 호소하고 있다. 또 골재야적장 반경 2km 이내에는 상주의 관광명소인 자전거박물관·경천대·상주박물관·충의사·도남서원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외지인들까지 흙먼지 피해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죽암리 정모(64) 씨는 "몇 년째 모래바람과 흙먼지 때문에 눈을 제대로 뜰 수 없는 것은 물론 목이 나빠져 기침을 달고 산다"면서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나 상주시에서는 아무런 대책없이 작업을 강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가족들과 자전거박물관을 찾은 이모(47·대구시) 씨는 "모래바람으로 차량이 온통 흙투성이가 됐고, 내려서도 눈을 뜰 수가 없을 정도였다"며 "정부와 지방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장이 어떻게 이 정도로 관리되고 있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상주시 관계자는 "세륜시설에 물을 채워도 겨울철이라 얼어 가동을 못했지만 현장을 청소하고 정비해서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상주·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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