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매도세가 무섭다. 특히 옵션만기일이기도 했던 10일 외국인은 1조997억원어치를 팔아치워 지난해 11월 11일 옵션만기일(1조3천94억원) 이후 최대이자 역대 세 번째 순매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스피 지수도 어느새 2,000선을 위협당하는 모습이다.
최근 국내 증시 부진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신흥시장에서의 자금이탈이다. 신흥시장의 성장이 둔화된데다 물가 상승 등 인플레 압력이 부각돼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전환된 것에 따른 것이다.
그렇다면 신흥시장의 자금이탈과 주가 하락은 장기화될 것인가. 역사적으로 볼 때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의 주가는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신흥시장의 주가가 크게 하락할 때 선진시장의 주가는 상승했던 시기를 제외하고는 1990년 이후 동행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동조화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인데, 교역이 커지고 자금의 국경 간 이동이 갈수록 자유화되면서 세계 경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선진증시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신흥증시의 하락세가 장기화될 수 없다는 근거다.
우리 시장을 비관적으로만 봐선 안 되는 또 다른 이유는 BRICs와 같은 신흥개발도상국의 경우 국내 자본이나 민간 금융자산 축적이 상대적으로 미약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다르다. 민간 금융자산 축적이 커지면서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이동이 시작됐으며 연기금이나 퇴직연금 등의 장기투자성 대기자금도 풍부하다.
이번 주 증시가 유난히 약세를 보였던 원인 중의 하나는 때마침 증시에 이벤트가 많았기 때문이다. 춘절을 전후해 중국이 금리인상에 나섰고, 옵션만기에 이어 금요일에는 금통위 금리 결정까지 있었다. 따라서 다음 주부터는 반등 시도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조정을 주도주의 비중을 늘리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최영준 삼성증권 대구중앙지점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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