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한파에 전력난과 고유가까지 겹쳤지만 김영호(61·대구 동구 신서동) 씨는 난방비 걱정을 하지 않는다. 지난해 3월 600만원을 들여 옥상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 난방을 해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 사용량이 많은 겨울이지만 김 씨의 한 달 전기료는 '0원'에 가깝다. 도시가스를 사용할 때는 한 달에 10만원가량 난방비를 내야 했다. 김 씨는 "일조량이 많은 여름철에 더욱 혜택이 크다"고 했다. 그는 쓰고 남은 전기를 한국전력에 팔아 부수입까지 올리고 있다. 김 씨는 "도시가스를 쓸 때보다 매달 10만원 정도 전기료와 에너지 비용을 절약하는 것 같다"며 "5년만 제대로 사용하면 투자 비용은 다 뽑을 수 있다"고 자랑했다.
고유가와 전력난이 가중되면서 난방비와 전기료를 크게 줄일 수 있는 태양광·태양열 주택이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설치 비용 부담이 큰데다 고장 등에 따른 추가 보수 비용이 많이 들어 불만도 끊이지 않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태양광 및 태양열 발전시설 보급 가구는 해마다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04년 1가구에 불과했던 태양광·태양열 주택은 2007년 214가구, 2008년 216가구로 급증했고 2009년 173가구, 지난해에는 181가구가 설치했다.
이들은 태양광·태양열 주택의 가장 큰 장점으로 난방비 및 전기료 부담 감소를 꼽았다. 이억룡(71·수성구 만촌동) 씨는 "예전에는 매달 누진세를 낼 정도로 전기를 많이 썼는데, 발전기를 설치한 이후 10만원가량 전기요금을 절감해 누진세를 내지 않는다"고 만족해 했다. 안명일(75·북구 대현동) 씨는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기 전에는 13만원 정도 나오던 전기요금이 월 3만원 정도로 줄었다"고 했다.
그러나 연료비 절감 효과에도 불구하고 설치 비용이 부담스러운 수준인데다 투자비용 회수기간이 길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대구시의 '그린홈 지원 사업'의 수혜를 받을 경우 정부에서 설치비용의 절반을 지원하고 대구시가 발전용량에 따라 17만~200만원을 지원한다. 가령 발전용량이 3㎾인 태양광 주택의 자부담은 400만~500만원 수준이고, 태양열 주택(30㎡ 기준)은 600만~700만원 선이다. 따라서 월 10만원 이상 전기요금을 부담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투자비용을 회수하기까지 5~10년 이상 걸리는 셈이다.
고장 시 사후처리에 대한 불만도 높다. 고장 발생 시 수리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데다 지속적인 유지 보수 비용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실제 대구시가 지난해 태양광 주택 185가구를 대상으로 사후관리 실태 점검을 한 결과, 설치가구 중 42.2%(78가구)가 사후 점검이 미흡하다고 응답했다. 또 축열조 누수 등 문제가 발생했다는 가구도 68.2%(120건)나 됐다. 그러나 고장 발생 시 24시간 이내에 처리되는 경우는 57%에 불과해 불만이 높았다.
이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A/S 처리 기한과 사전 점검 규정을 신설하고 시에서 직접 A/S센터를 운용하는 방안 등을 지식경제부에 건의한 상태"라며 "사용자들에게도 고장 방지와 자체 고장 진단이 가능하도록 교육하겠다"고 밝혔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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