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술집 예약 줄줄이 취소, 일부 개점휴업

"오늘 모임은 폭설로 인해 취소합니다. 이른 시일 내에 날짜를 다시 잡겠습니다."

14일 저녁 고교 동창들과 월례 모임을 하려던 이상무(48) 씨는 약속시간 3시간을 앞두고 모임이 취소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이 씨는 "아침부터 눈이 내리기에 모임이 취소될까 걱정했는데 점심때까지 내리는 것을 보면서 차라리 모임이 취소되길 바랐다"며 "다행히 취소한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폭설이 이렇게까지 영향을 미칠지 몰랐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대구시내 주요 음식점인 수성구 들안길과 동구 팔공산 등의 식당가에는 폭설로 인한 단체 모임 예약취소 전화가 줄을 이었다. 수성구와 달서구의 일부 술집들의 경우 예약이 줄줄이 취소돼 개점휴업 상태를 맞기도 했다. 한 술집 업주는 "손님들이 술자리 후에 택시를 잡을 수 없다며 아예 모임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폭설로 도로마저 통제됐던 팔공산 인근 한 식당 주인은 "평일이라 단골 예약 손님밖에 없었지만 모두 도로가 위험해 못 가겠다며 예약을 취소했다"며 "당장 눈이 그쳐도 빙판길을 뚫고 올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 오늘 장사는 일찍 접어야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폭설은 집회와 행사도 연기시켰다. 이날 오후 2시 중구 동인동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노래연습장업 자율정화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던 (사)대구시노래연습장업협회는 폭설로 인해 행사를 치르기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다음으로 미뤘다. 협회 조병진 교육국장은 "협회원 간의 단합과 자정 효과를 이끌어낼 결의대회인데 폭설 때문에 참가자가 줄거나 축소될 우려가 있어 연기했다"며 "눈 때문에 행사를 못 하게 될지 누가 알았겠느냐"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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