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장애 1급의 컴퓨터 공학도가 단대 수석 졸업의 영예를 안았다.
계명대는 15일 계명대 공학관 시청각실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지체장애를 딛고 공과대학 수석 졸업을 따낸 고강민(24) 씨에게 계명대 총장상을 수여했다.
고 씨의 대학생활은 인간승리에 가까웠다. 휠체어에 몸을 실은 채 4년간 부모님과 학과 도우미 학생의 도움으로 통학을 한 고 씨. 하지만 1급 지체장애도 학업에 대한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대학 재학기간 내내 전면장학금을 받으며 학교를 다녔고, 전체 8개 학기 중 5개 학기에서 4.5만점을 따낼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고 씨의 도우미로 활동한 학과 선배 곽준영 씨는 "강민이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공부에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사교성도 좋아서 학과 선후배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고, 긍정적인 사고가 가장 큰 매력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고 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 근이양증 판정을 받은 후 휠체어를 타게 됐다. 근육세포가 점차 퇴화하고 몸에 힘이 빠지는 이 병은 스무 살을 넘기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불치성 질환. 하지만 정작 고 씨는 낙심하거나 슬퍼하는 대신 이렇게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이 무척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실제 고 씨의 휴대폰 화면에는'Easy come, Easy go'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그는 "제 좌우명인데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는다는 뜻"이라며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나에게 좌절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밝고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별다른 사교육을 받지도 않았는데 중학생 시절에 이미 대구시장상과 장학금을 받는 등 중·고교 시절 꾸준히 장학금을 따내며 전교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뛰어난 성적을 유지했다. 휠체어는 학업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계기가 됐다.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컴퓨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 중1 때 이미 정보처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대학 재학 중 정보처리기사 자격증도 따냈다.
아버지 고경환 씨는 "강민이가 이렇게 대학생활을 열심히 잘 하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할 수 있게 도와주신 교수님,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며 "아들이 원하는 일에 종사하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줬으면 좋겠다"고 애정 어린 마음을 전했다.
고 씨는 졸업 후 계명대 대학원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하게 되며, 뛰어난 컴퓨터프로그래머가 되고 싶다는 꿈을 향해 학업에 더욱 매진할 예정이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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