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복을 찾아서]⑧독자를 보낸 사연들…소통하는 즐거움

달리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요? 그저 바라만 봐도 흐뭇해지는 사진입니다. 이제는 많은 시간이 흘러 사진 속 주인공들이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 지 알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행복했던 순간만은 이 한 컷의 사진 속에 그대로 머물고 있습니다. 세수하는 할아버지를 돕는 손녀의 조막만한 손에 자꾸 눈길이 갑니다. 참 예쁜 손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사는 가정이 드문 요즘 이렇게 손녀와 다정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어르신들도 찾아보기 힘들겠죠. 그래서 마음 한 켠에 허전해지기도 합니다. 사진=박종하(제28회 매일 전국어린이사진공모전 동상), 글=김수용기자
달리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요? 그저 바라만 봐도 흐뭇해지는 사진입니다. 이제는 많은 시간이 흘러 사진 속 주인공들이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 지 알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행복했던 순간만은 이 한 컷의 사진 속에 그대로 머물고 있습니다. 세수하는 할아버지를 돕는 손녀의 조막만한 손에 자꾸 눈길이 갑니다. 참 예쁜 손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사는 가정이 드문 요즘 이렇게 손녀와 다정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어르신들도 찾아보기 힘들겠죠. 그래서 마음 한 켠에 허전해지기도 합니다. 사진=박종하(제28회 매일 전국어린이사진공모전 동상), 글=김수용기자
행복은
행복은 '함박눈'이다. 눈이 오면 출근길 미끄러운 걸 먼저 걱정한다. 하지만 함박눈으로 덮인 새하얀 세상은 솜이불처럼 왠지 포근하다. 사람도 차도 모두 천천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조급함에 길들여진 가슴에 잠시나마 여유를 가져본다. 느긋한 인생. 시계를 천천히 움직이는 조물주의 솜씨를 감상하며 나도 모르게 걸음이 늦어진다. 그러다가 문득 들여다본 시계, 이런 지각이다. 글/일러스트 = 고민석 komindol@msnet.co.kr

독자 강명자 씨가 보내온 행복 이야기를 싣습니다. 어떤 분인지 궁금해서 전화를 했더니 올해 69세이고, 대구수필회 회원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강명자 씨가 생각하는 행복은 소소한 일상 속에서 세상과의 소통에서 오는 즐거움이었습니다.

무심코 대하는 신문, TV, 라디오, 컴퓨터, 책 등을 접하며 세상과 함께 어우러짐이 얼마나 즐거운 지 담담하게 써내려간 글입니다. 세상사를 전하는 대중매체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힘겹고 가슴 아픈 이야기들을 전합니다. 하지만 그 속에도 행복은 움트고 있습니다.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세상은 잿빛이 될 수도, 무지갯빛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한 독자분이 이메일을 보내왔습니다. '행복을 찾아서 시리즈를 보면서 스스로 노력하는 행복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고교생들의 행복 설문을 본 뒤 철 없는 10대들이라고 싸잡아 욕했던 것을 후회했다'고도 했습니다. 매번 행복 시리즈를 만들 때는 힘들지만 이런 사연들을 접할 때면 정말 행복해집니다. 여러분도 행복에 전염되길 바랍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행복, 세상과 소통하기

일찍 일어나 신문을 읽는다. 재미있는 사건, 슬픈 사건도 있다. 읽으면서 배울 건 배우고, 반성도 한다. 어리석은 생각으로 불행을 당한 사건을 보며 많은 생각도 한다. 정보화 시대다. 정보를 알면 미리 대책도 세우고 지혜도 이용하고 조금은 느긋하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다. 전화 사기가 기승을 부린다는 보도를 본 뒤 내게도 그런 전화가 걸려왔다. 처음에는 예의를 갖춰 "아닙니다"라고 거절했는데, 계속 전화가 왔다. 사기꾼이라는 직감에 전화를 끓었다. 그래도 계속 걸려왔다. 배터리를 뺐다. 정보를 몰랐다면 얼마나 시달렸을까? 신문에서 배운 지혜도 나를 행복하게 한다.

컴퓨터는 아주 재미있는 친구다. 멀리 있는 친구와 소식도 주고받고, 검색 창에서 궁금한 걸 물으면 다 알려준다. 필요한 물건도 주문할 수 있다. 참으로 신기하고 고마운 친구다. 몇 년 전만해도 상상도 못할 생각의 공간이다. 우리는 지금 상상의 공간에서 현실을 연결하며 살아간다. 참으로 신기한 발명품이다.

책의 세계도 아주 재미있다. 간접체험을 통해 현재의 삶보다 풍요롭게 살아 갈 수 있다. 다양한 책들은 나를 행복하게 한다. 이외수 작가가 쓴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는 책은 많은 말을 함축적으로 간결하게 표현했다. 기발한 언어유희로 감성을 찾게 해주는 새로운 시도로 신선한 감동을 준다. 또 여백을 많이 주어서 눈도 시원하고 삽화도 산뜻하다.

텔레비전이 주는 즐거움도 크다. 드라마 '황진이'를 보았을 때 한복이 주는 색상의 화려함, 옛날에 쓰이던 말들도 아주 재미있었다.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도 톡톡 튀는 말과 평소에 느꼈던 감정들을 극중의 인물들이 해주어서 대리만족을 느꼈다. 현실 그대로 보여주는 '인간극장'도 많은 걸 느끼고 생각하게 한다. 바보상자라고 하지만 유익한 것을 골라 보면 된다.

대구 중구에 살아서 신천과 가깝다. 건강을 위해 특별하게 시간도 돈도 투자 안 하고 적절한 시간에 신천을 산책한다. 매일 산책하다 보면 사계절의 변화도 몸으로 느낀다. 오리가 새끼를 품어 기르는 과정을 보면서 자연과 생명에 오묘한 신비감도 느낀다. 걸으면 가슴속에 쌓였던 스트레스가 모두 날아간다. 행복한 마음이 되어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부엌, 화장대 옆, 베개 옆, 책상 위, 그리고 핸드백에 라디오가 있다. 다섯 대의 라디오는 늘 내게 많은 정보와 재미를 안겨준다. 밥하면서 듣고, 화장을 하면서, 잠들고 깨면서, 책상 위 라디오는 잠시 휴식을 취할 때, 핸드백 속 라디오는 외출·산책·시장 갈 때, 귀에 꽂는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감미로운 음악과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을 때 행복하다.

강명자(대구광역시 중구 대봉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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