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을 위한 특별 처방전] 봄을 기다리는 마음

달력을 보다가 우연히 작은 글씨로 씌여진 '경칩'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드디어 기나긴 겨울이 지나가고 봄의 문턱에 다다르고 있음을 실감하게 되었다. 경칩은 글자 그대로 땅 속에 들어가서 동면을 하던 동물들이 깨어나서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무렵을 말하며, 마른나무에서는 잎이 돋아나며 생명이 약동하는 시기로 새로운 출발의 의미가 있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춥고 눈이 많이 와서 몸과 마음이 움추려들어서인지 더욱 따뜻한 봄날이 다가옴에 반갑기만 하다.

하지만 들뜬 마음만으로 봄을 맞이했다간 큰 코 다치기 일쑤다. 날이 많이 풀렸다고는 하나 일교차가 크고, 따뜻하다가도 어느새 꽃샘추위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꽃샘추위가 아무리 강력할지라도 오는 봄을 막을 수 없을 것이고 우리는 꽃샘추위를 대비해서 얇은 옷을 겹겹이 입는 지혜를 발휘하면 될 것이다. 또한 봄이 되면 우리 몸의 신진대사가 증가하고 에너지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활동량과 운동량이 늘지만 겨우내 활동량이 적었던 우리의 근육은 봄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므로 갑작스럽고 무리한 운동을 하다가는 자칫 근육통과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은 무리한 운동보다는 봄을 기다린다는 마음으로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걷기, 자전거 타기, 간단한 스트레칭 등으로 몸의 리듬을 봄의 리듬에 맞춰줘야 한다. 봄에는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기 때문에 각종 영양분의 보충이 필수적이다. 이때 우리에게 가장 효과적인 처방은 봄나물이다. 파릇파릇한 봄나물은 시각적으로 상쾌할 뿐 아니라 특유의 향과 아삭한 질감으로 겨우내 김장김치로 단련된 우리의 입안을 생기있게 만들어 준다. 봄나물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서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춘곤증도 이겨낼 수 있는 등 다양한 장점을 지니기에 이와 같은 신토불이 자연식품으로 식단을 개선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적으로는 리비아 및 이집트 사태, 국내에선 구제역 사건과 유가 및 물가상승 등 가뜩이나 추운 겨울을 더 춥고 안타깝게 하는 상황들이 계속되고 있다. 매번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올해는 유난히 봄을 빨리 만나고 싶다. 그렇기에 더욱 우리의 마음만큼 몸도 봄을 맞이할 수 있게 준비하자. 새로운 환경,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 때 지치지 않고 약동할 수 있게끔 우리의 몸과 마음을 가꾸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이희경 영남대병원 치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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