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매 시장서도 대세는 '중소형 아파트'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소형 아파트 매매 및 전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법원 경매 시장의 중소형 아파트 몸값도 올라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소형 아파트 매매 및 전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법원 경매 시장의 중소형 아파트 몸값도 올라가고 있다.

전세난의 영향으로 중소형 아파트 매매값이 상승하면서 경매 시장까지 달아오르고 있다. 아파트 값 회복세로 경매 시장에 유입되는 물건은 줄어든 반면 경매 시장에 뛰어드는 실수요자 및 투자자들이 늘면서 감정가를 초과해 중소형 아파트를 낙찰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

부동산 전문가들은 "경매 시장에서 중소형 아파트 몸값이 몇년 사이 가장 많이 뛰고 있다"며 "매매 및 전세 시장에서 중소형 아파트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경매 시장에서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감정가 훌쩍 넘은 낙찰가

지난달 7일 대구지법 서부지원 경매에 나온 대구 달서구 보라맨션 전용면적85㎡(30평) 아파트. 한 차례 유찰된 이 아파트 2차 경매에는 무려 34명이 입찰에 뛰어들었고 감정가 8천만원을 초과한 8천90만원에 낙찰됐다.

또 지난달 24일 대구지법 경매에 나온 대구 동구 효목동 메티로시티 85㎡ 아파트도 25명이 경매에 참가해 감정가 1억4천만원을 넘겨 낙찰됐다.

지난 1월 대구지방법원 본원 및 서부지원 경매에서 이같이 감정 가격(입찰 첫 회 최저매각금액)을 넘겨 낙찰된 아파트는 모두 29건.

지난해까지 아파트 낙찰가 평균이 감정가 대비 80%선을 오르내렸던 것과 대비하면 '이상 과열' 현상이다.

경매 전문 회사인 리빙정보의 하갑용 대표는"중소형 아파트 매물난이 시작되면서 경매 시장에 투자자뿐 아니라 실수요자들까지 몰리고 있다"며 "감정가격이 실매매가와 비슷한 것을 감안하면 낙찰 가격이 상당히 높은 셈"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낙찰가 상승은 중소형 아파트 가격 상승에다 경매 물건 부족도 한몫을 하고 있다.

실제 대구지법 및 서부지원에 나온 아파트 경매 물건은 지난해 하반기를 넘어서며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1, 2월 400건을 넘었던 매물이 7, 8월에는 250건 수준으로 줄었고 10월에는 230건, 11월과 12월은 각각 209건과 197건으로 줄어든 것.

하갑용 대표는 "부동산 경기 회복으로 매매가격이 상승하면서 채무가 많은 아파트 소유자들이 예전에는 이자 납부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자를 납부하며 아파트가 경매로 넘어가는 것을 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독과 다세대 인기는 시들

경매 시장에서 아파트 몸값은 오르고 있지만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에 대한 관심도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단독주택의 경우 2006년과 2007년 낙찰가율은 86%에 달했지만 2008년과 2009년은 76%, 지난해에는 73%까지 계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세대 주택도 2008년까지는 80%선을 유지해왔지만 지난 2009년 78%, 지난해에는 79%로 낙찰가율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경매 물건은 꾸준히 늘고 있다.

대구지법 및 서부지원에 나온 단독주택 경매물건은 2007년 974건에서 2008년은 989건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1천392건으로 40% 이상 증가했다.

다세대 또한 2008년과 2009년 각각 759건과 788건에서 지난해에는 1천70건으로 늘어났다.

이 같은 현상은 2007년 이후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재건축'재개발이 중단되면서 상대적으로 투자 가치가 떨어진 탓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중소형 아파트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부동산 침체로 사업을 중단한 아파트 단지가 대구에만 10여 개 현장을 넘고 있다"며 "재건축 경기가 회복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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