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사와 의성군은 봉양면자율방범대와 함께 33회에 걸쳐 봉양면 쌍계천변에서 열었던 '전국연날리기 대회 및 봉양 민속놀이 큰잔치'를 올해부터 '산수유 꽃바람 의성국제연날리기대회'로 확대해 의성의 대표축제로 키운다. 이달 31일부터 4월 3일까지 4일 동안 의성 안계면 위천둔치와 봉양면 탑산온천관광지구 등 의성군 일대에서 마련될 '산수유 꽃바람 의성국제연날리기대회 2011'에는 가나'네덜란드'뉴질랜드'독일'프랑스'호주 등 24개국의 선수들이 참여한다.
이 대회를 맞아 리기태 전통문화단체 한국연협회 회장이 '연(鳶)의 역사' 등 연과 의성국제연날리기대회에 대한 이해를 돕는 글을 마련했다.
이달 31일부터 4월 3일까지 4일 동안 경북 의성종합운동장과 안계 위천둔치에서 열릴 의성국제연날리기대회는 전세계 24개국 대표단들이 참가해 그들의 전통 문화를 알리고 홍보하는 대규모 국제행사이다.
서울 G20 정상회의가 20개국이 모여 환율과 경상수지 불균형 등 세계 경제회복을 위한 중요 임무를 완수했다면, 의성국제연날리기대회는 연을 통한 우리의 전통문화를 글로벌 콘텐츠화해 대한민국 의성을 세계인들의 가슴속에 깊이 심어주는 행사이다.
우선 연의 역사를 살펴보자. 서양에서는 기원전 400년대에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Platon)의 친구인 알타스(Altas)가 연을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서양에서 연은 2천400년 전에 등장한 것이 된다. 동양에서는 중국 한나라 때 명장 한신이 만들었다는 기록이 송나라 고승의 '사물기원'에 나온다.
고조가 진희를 칠 때 한신이 중간에서 반란을 일으키기 위해 지연(紙鳶'종이연)을 만들어 띄워서 미앙궁(未央宮)의 멀고 가까운 거리를 측량한 뒤 땅을 뚫고 궁중으로 들어가려고 했다는 것이다.
또 양나라 대청년간(大淸年間)에 후경이 대성을 쳐들어갔을 때 안팎으로 소식이 끊어지게 되자 양축이 아이를 시켜 지연을 만들어 편지를 가운데 매고 대제(大帝)가 태극전(太極殿) 앞에서 북풍에 따라 구원군 있는 곳까지 날렸다고 한다.
그러나 그 시초는 한신(韓信)으로 그가 한(漢)고조 유방 때 사람이므로 동양에 있어서의 연은 2천200년 전에 중국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신을 연을 만든 시조로 보고 있는 것이다.
한국 연의 역사는 647년 신라시대 선덕여왕이 승하하고 진덕여왕이 즉위하자 대신 염종과 비담이 여성이 국사를 살피지 못한다는 이유로 반란을 도모했는데 이때 김유신 장군이 전술용으로 연을 날려 반란군 진압에 사용했다는 최초의 기록이 삼국사기 김유신 열전에 나온다.
연은 역사 드라마에도 가끔 등장한다. 선덕여왕이라는 드라마가 TV에서 방영된 적이 있다. 그런데 마지막편에서 연을 만들어 날리는 장면이 방영되었지만 역사성을 외면한 잘못된 구성이었다.
당시에는 연도 자연에 가까운 솔개나 조류 등의 형상으로 만들어 날렸을 텐데, 근'현대에 와서 만들어 날린 구멍이 뚫린 방패연이 그래픽 처리되어 방송되는 것을 보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이 일로 나중에 시청자로부터 항의를 받았다는 후문이 있는 것을 보면 연은 우리들 가슴속에 깊게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기록에 충실한 드라마도 있었다. 드라마 태왕사신기가 그것이다. 상왕이 고을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기 전에 연을 이용해 '삐라'를 뿌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필자가 당시 고증을 거쳐 대형 조류연을 만들어 하늘 높이 올려 뿌리는 장면을 연출한 적이 있다.
고려의 최영 장군이 몽골인 목호의 난을 진압하는데 전술용 연을 띄웠다는 기록과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 등이 전술용인 함상비연으로 낮과 밤에 색상과 문양을 구별하는 신호연으로 사용했다는 것이 구전으로 내려오고 있다. 현재의 인터넷과 같은 역할을 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전술용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은 여러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다. 다만 조선 후기 영조 때 이르러 백성들을 위해 연날리기를 했다는 것은 전쟁으로부터 평화와 꿈, 희망을 상징하는 연으로의 변화를 시사하고 있다.
영조가 백성들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 연날리기대회를 개최했고, 이것을 계기로 전국에 연날리기가 성행했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우리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전기가 된 셈이다.
의성에서 30여 년간 열린 전국연날리기대회가 국제연날리기대회로 승화 발전되고 있다는 사실도 매우 고무적이다. 16세기 초 비행기 등 나는 것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한 사람은 바로 왼손의 천재로 일컬어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이다. 그는 연을 통해 비행기를 연구했다고 한다. 18세기 미국의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정치가이자 과학자인 벤자민 플랭클린은 연을 띄워 번개에 전기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 같은 연구로 피뢰침을 발명했다고 한다.
연은 예나 지금이나 한 해를 기원하는 세시풍속으로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전통문화이다. 연은 어렸을 때 누구나가 만들고 날려 본 경험이 있을 만큼 한국인의 가슴속 깊이 내재되어 있는 문화현상이다.
전세계인들이 희귀하고 아름다운 연을 만들어 의성국제연날리기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우리 모두 의성에서 연을 날리자. 희망을 띄우자.
리기태 전통문화단체 한국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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