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신공항 무용론'으로 영남권 전체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3일 열린 국회 국토해양위 전체회의는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의 싸움장이 됐다. '신공항 당위성'에 대해서는 힘을 합쳤지만 밀양이냐, 가덕도냐를 두고서는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부산 의원들이 은근히 김해공항 확장안까지 들고나오자 대구경북 의원은 '밀양과 가덕도 중 한 곳'이라는 확답을 받아냈다.
현기환 의원(부산 사하갑)은 "세계적으로 지역공항이 아닌 국제허브공항이 내륙에 입지한 사례는 없다"며 "항공소음, 안전성, 확장성 등에서 해안공항이 우수하다는 것은 검증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천국제공항 건설이 성공적이었다면 그 평가기준을 준용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해공항 확장'에 대해서도 "새로 만들어지는 신공항이 소음문제와 장애물에 의한 안전성에서 문제가 여전하다면 차라리 김해공항을 확장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도 "부산과 대구·경북 지역 간 대립과 갈등, 반목을 수습하려면 이명박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올 6월 이전에 (신공항 입지를) 확정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구경북 출신 의원들은 부산 의원들의 딴죽걸기에 동요치 않고 정종환 국토부 장관에게 송곳 질의를 이어갔다. 정희수 의원(영천)은 "동남권 신공항 입지가 3월까지 결정되는 것인가. 3월까지 (밀양과 가덕도) 둘 중 하나로 결정한다고 봐도 되는가"라고 따졌고, 정 장관으로부터 "상식적으로 그렇다. 2개 후보지에 대해 세밀한 평가가 이뤄지고 있고 3월 말까지 평가위원들이 자체 마련한 평가 기준에 따라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답변을 받아냈다.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병)은 정두언 최고의원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의 신공항 백지화 발언을 질타하면서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상반기 종결'을 이야기했음에도 대통령 직속의 장관급 공무원이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입에 담는 것은 국가기강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최고위원을 향해서는 "전문지식도 없는 사람이 지나가는 말로 동남권 신공항 전면 재검토를 이야기하는 것은 결례"라고 일축했다.
정·조 의원은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해서는 "국토해양부가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한 김해공항 안전성 확보방안 연구 용역(2002)과 국토연구원에 의뢰한 제2관문공항 건설여건 검토 용역(2007)을 거치면서 사업비용, 환경문제, 소음문제, 대형 항공기 이착륙 곤란 등의 이유로 이미 부정적으로 결론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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