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도 우리나라 영화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영화다. 국민배우 한석규와 전도연을 앞세워 청춘들의 실연과 방황을 PC통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그려냈다. 감각적인 화면과 탁월한 배경음악 선곡으로 1997년도 국내 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만나야 할 사람은 꼭 만나게 된다는 그말, 이젠 믿지 않을래요"라는 전도연의 대사가 심금을 울린다. 약간 초점 흐린 듯한 미장센과 개봉시기(초가을)에 힘을 입어 가을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PC통신을 통해 서로의 아픈 과거를 치유하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미 여러 번 외화에서 주제곡으로 사용했던 '사랑의 송가'가 크게 히트해 국내 영화에선 보기 드물게 OST 앨범이 70만 장 팔리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1997년 부천판타스틱 영화제 네티즌 초이스상, 1997년 대종상 작품상, 신인감독상, 조명상, 편집상, 각색상, 신인여우상, 1997년 부산국제영화제 넷팩상, 1997년 청룡영화제 최고흥행상, 신인여우상 수상 등 상도 많이 받았다.
갑자기 떠나버린 옛사랑에 대한 그리움으로 폐쇄적인 삶을 살고 있는 남자 동현. 그는 같이 일하는 방송작가 은희가 보내는 맹목적 집착으로 자신의 선배 태호와 원치 않는 삼각관계에 얽혀 있다. 어느 날 옛사랑인 영혜로부터 전달된 음반으로 인해 그의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친구 희진의 애인을 짝사랑하는 홈쇼핑가이드인 수현은 짝사랑의 외로움이 깊어지면 심야 드라이브를 한다. 어느 날 드라이브 중에 자동차 사고를 목격함과 동시에 그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매료되어 통신을 통해 그 음악을 신청한다. 동현은 옛사랑, 영혜로부터 음반을 받은 후 그 음악을 방송으로 내보냈고, 수현은 사고를 목격하면서 그 음악을 들은 것이다. 수현이 음악을 신청하자, 동현은 그녀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PC통신을 통해 접속하지만, 다른 사람이라는 걸 알고 실망한다.
그러나 수현이 자기처럼 외로운 사람이고 반응없는 사랑에 대한 열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동질감을 느끼며 서로의 아픔을 이야기한다. 통신 속 만남이 빈번해지면서 그들은 어느덧 서로에게 빠져든다. 수현은 어느덧 짝사랑을 정리하고, 동현도 원치 않는 삼각관계를 이유로 방송국을 그만둔다. 일체의 모든 관계로부터 자유로워진 이들은 사이버 스페이스에서의 만남을 벗어나 함께 얼굴을 맞대고 영화를 보기로 약속한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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