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동산 기지개…최근 3개월 전세·매매價 상승률 최고

"몇 달 전만 해도 매물이 200여 채 있었습니다. 지금은 가격이 높은 30~40채 정도만 있습니다. 중소형 전세 물량은 실종된 상태입니다."

대구 수성구 3천 가구가 밀집된 A아파트 단지 내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K씨는 "몇 달 만에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부동산 업소를 찾는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 "입주는 다가오고 미분양은 꿈쩍도 안 해 가슴이 답답했는데 중소형 아파트 분양권에 프리미엄이 1천만원 붙어 거래됩니다. 부동산 시장은 참 모를 일입니다."

달서구 월배지역에서 아파트를 분양중인 B업체 분양팀장인 H씨는 "수요자가 없어 할인해 팔았던 아파트에 프리미엄이 붙으니 정말 신기하다"고 말했다.

5년간 숨죽였던 대구 아파트 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소형 아파트 전세난이 매매 거래로 이어지면서 꿈쩍 안던 중대형 아파트까지 매매 거래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대구 지역 전세 및 매매 가격은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간 단기 상승률이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민은행 주택가격 조사에 따르면 지난 2월까지 3개월간 대구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2.1%로 지난 2005년 10월 이후 단기 상승률로는 최고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전세가 상승률은 3.3%로 200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가격도 오르고 있다.

대구 전 지역에서 전용면적 85㎡(30평형) 이하의 중소형은 전세나 매매 모두 몇 달 새 1천만~2천만원 상승했으며 수성구 범어동과 달서구 월배 지역 등의 중대형 아파트 전세와 매매 가격도 2천만~3천만원 이상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소형 아파트는 가격이 급등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매물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시장 회복세'가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지난해 입주물량이 1만700가구로 2008년(2만7천 가구) 대비 40%선까지 떨어진데다 올해도 5천183가구로 입주 물량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시공사에서 임대를 놓았던 미분양 아파트 1만 가구 중 4천여 가구의 전세 만기가 연말을 기점으로 끝나면서 임대가구들이 한꺼번에 전세 시장에 몰리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원인이다.

여기에 부산발 분양 시장 훈풍이 불면서 몇 년간 숨죽였던 대기수요자들이 '매매 시장'으로 돌아온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시장 회복세가 예전 같은 '급등세'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민은행 주택지수에 따르면 2월 현재 전세가격 지수는 108.2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지만 매매지수는 102.4로 아직 2008년 5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미분양이 1만2천 가구나 남아있고 정부의 1가구 2주택 중과세로 투자 수요는 여전히 한계가 있어 앞으로도 실수요 시장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주택 가격이 침체기에서 벗어나 완전한 회복기로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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