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향인사] 多産은 한국 재건운동…박희준 한국출산보육협회장

"현재의 출산율대로라면 2100년 우리나라 인구는 절반으로 줄어들고, 2500년이면 33만 명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500년 뒤면 국가 전체 인구가 제 고향인 구미시 인구의 절반 수준으로 전락하게 되는 셈입니다. 3·1운동이 빼앗긴 국가를 되찾자는 독립운동이었다면, 출산장려 운동은 지구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수호하겠다는 국가 재건 운동입니다."

한국출산보육협회 박희준(56) 회장은 인터뷰 초반부터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출산율 1.15명이 유지될 경우 머지않아 대한민국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자료를 인용, 출산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그가 출산율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첫 직장인 제약회사에 취직하면서부터다. 1980년대 중반인 당시만 하더라도 정부가 '딸'아들 구분없이 한 자녀 낳기 운동'을 벌이는 등 산아제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었다. 점점 줄어드는 인구를 보면서 그는 이대로 가면 선진국 반열에 오르기 위해 필요한 최소 인구 1억 명에 도달하기는커녕 노동력 부족현상이 닥칠 것을 예상했다. 특히 무절제하게 벌어지고 있는 '낙태'도 윤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한국출산보육장려협회'라는 단체를 직접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출산장려운동에 나선 것은 지난해부터였다. 직접 출산장려 운동에 나서게 된 데는 답답한 정부 정책이 한몫했다. 정부가 해마다 40조~50조원의 정부예산을 쓰고 있지만 오히려 출산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정부 정책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씨에이팜을 출산장려활동에 적극 활용했다. ㈜씨에이팜은 임산부의 늘어난 복부 피부를 보호하는 '튼살 크림'과 영유아를 위한 '아토피 크림'을 주력 제품으로 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해 초부터 이 제품들을 둘째 아이를 출산하는 임산부에게 반값으로, 셋째는 무료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를 증명하는 등본 등 증빙서류를 회사에 보내면 인증을 통해 제품을 지원하고 있는데 임신 기간 동안 4번, 출산 후 6번 등 총 10회 지원한다는 것이다. 회사입장에서는 이 때문에 수십억 원의 손해를 보고 있다.

그는 2009년부터 '다산 코리아, 행복 코리아'라는 공익방송 광고를 자비를 들여 내보내고 있고, 2008년 온라인 상에서 '임신'출산 박람회'를 열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일부 직원들이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지만 그는 "기업도 사회적 책임을 나눠야 한다. 이익은 고객을 감동하고 감성 경영을 할 때 이뤄진다"며 설득했다.

"향후 30년 출산율 2.1명, 50년 후 3명이라는 목표가 이뤄지고, 선진국 반열에 들어설 수 있는 인구 1억 명이 될 때 참성단을 다시 찾아 단군 할아버지께 고맙다는 인사를 하겠다는 것"이 박 회장의 소박한 목표였다. 그는 구미 장곡초교, 인동중, 대구고, 경북대 농화학과를 졸업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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