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 한잔] 입사 4년 차에 연봉 2억5천만원…PCA생명 대구 신화지점 윤선행 씨

"'선물에 연줄 세일즈' 대신 '좋은 상품으로 신뢰쌓기' 나섰죠

4년차 FC로 억대 연봉자에 들어선 PCA생명 윤선행 FC가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4년차 FC로 억대 연봉자에 들어선 PCA생명 윤선행 FC가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할 수 있겠심니꺼?"

반신반의로 뽑았던 사람이 대박을 터트렸다. 상품을 소개할 대상으로 200명도 다 못 채웠던 사람이었다. 인맥이 없어 허덕이던 그 사람이 '괄목상대'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가 됐다. 연봉 2억5천만원. 만 3년도 되지 않았다. 상시 관리 고객만 300명이 넘는다. 회사 입장에서는 보배 같은 존재다.

PCA생명 대구 신화지점에서 일하고 있는 윤선행(38'여) FC의 이야기다. 그녀는 이제 4년차다.

2008년 7월 입사해 동네는 물론 업계의 유명인사가 된 그녀의 세일즈에는 조금 독특한 게 있었다. 이른 시일 내에 성과를 낸 데는 '허를 찌른' 전략이 있었다. 업계에서 흔히들 쓰는 방식과 달리 그녀는 웬만해서는 '선물'과 '밥'을 내지 않는다고 했다.

"언제까지 먹여가며, 언제까지 수발을 들며, 언제까지 선물 공세로 승부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결국 좋은 상품에 대한 신뢰를 쌓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2009년부터 보험업계의 명예의 전당으로 불리는 MDRT에 이름을 올릴 만큼 급성장한 바탕에는 '신뢰쌓기'라는 '원칙'이 있었다. 그녀가 원칙에 집중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FC 출신인 그녀의 어머니 영향이 큰 몫을 했다. 지연, 학연, 혈연 등 인연이라는 인연은 모조리 뽑아 '네가 나한테 하나 정도는 해줘야지'라는 식의 연고 판매가 주된 세일즈 방식이던 시기였다. 어머니 스스로 남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고민을 하면서 그만둔 적이 있었기에 '연줄 세일즈'에 대한 반감이 적잖았던 것이다. 보험상품에 가입하게 한 뒤 FC 본인은 정작 자리를 옮기는 사례도 적잖아 상호 불신의 씨앗으로 남게된다는 판단도 있었다.

"천운이라는 말이 이때 쓰이는 것 같아요. 운이 정말 좋았어요."

천성을 어쩌지 못했다. 결혼 전까지 10년 넘게 일해 온 재무 파트 업무와 사람들을 만나는 게 좋았던 품성은 FC의 길을 외면하지 못할 운명으로 이끌었다. 자산운용이 강한 보험사를 찾다 닿은 곳이 PCA생명이었다. 마침 그녀가 FC에 발을 내디뎠을 때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FC들이 대폭 물갈이될 때였다.

원칙을 잊지 않으려 노력했다. 내가 설득될 정도면 모두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역지사지 작전은 주효했다. 가족에게 제안할 수 있는 안정적인 보험 상품을 내세웠다. 한 명을 만족시키자 한 집안이 그녀 앞에 고객으로 다가왔다. 집안 내 입소문이 퍼진 것이었다.

역지사지 원칙의 정점은 주요 고객들의 직군이다. 실제 그녀의 주요 고객은 제조업체 근로자들. 고액 연봉을 위해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는 것이 현재 보험 세일즈의 큰 흐름인데 반해 상대적으로 보험계약액이 낮은 이들을 대상으로 삼은 것도 '신뢰'라는 원칙 때문이었다.

"높은 산을 오르려는 이들에게 어떤 쪽으로 어떻게 갈지 선택권을 주고 안내하는 게 FC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원칙이 더 중요하겠지요. 저희는 셰르파일 뿐이거든요."

이룰 만큼 이뤘지 않나 싶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그녀의 짧은 한마디였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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