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둘 다 탈락 가능성' 중앙언론 보도 의도가 뭔가

신공항 무용론 계속 흘려 방해전략…수도권중심 '인천공항 1포트' 고수

국토해양부의 신공항 입지평가 최종 심사 결과 발표가 30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 수도권 중심주의자들 사이에서 신공항 무산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24일과 25일 평가위의 가덕도와 밀양 현지 실사를 앞두고 있음에도 마치 평가 결과가 이미 나와 있는 듯이 '경제성이 없어 둘 다 탈락할 것'이라는 투의 보도가 중앙 언론을 통해 이어지고 있는 현상은 인천공항 중심의 '원포트론'에 매몰된 수도권론자들의 방해전략이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낳고 있다.

서울의 한 일간 신문은 24일자 1면에서 '둘 다 탈락 가능성'이라는 제목 아래 국토부 관계자의 "동남권 신공항 부지로 거론되고 있는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 두 곳 모두 탈락할 수도 있다"는 말을 인용 보도하면서 "정치적인 논리보다 국익에 따라 (신공항 부지를) 결정해야 한다. 두 후보지 모두 경제성이 미흡할 경우 무리하게 선정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 신문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국토부 관계자의 "두 후보지가 모두 탈락하더라도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며 "청와대와 여권 내부에서도 신공항 부지 결정에 따른 두 곳의 치열한 경합과 탈락 지역의 반발을 감안해 부지 선정 자체를 백지화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신문도 마치 백지화가 기정사실화된 것처럼 기사의 제목을 달고 해당 지역이 술렁댄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역시 당국자의 말을 인용하는 방식을 취하면서 "공항 건설 타당성을 충족할 수 있는 절대적인 점수를 넘어야 가능하다. 두 후보지 모두 평가 절대치를 넘어서지 못하면 탈락하게 된다. 그럴 경우 다른 대안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른 신문도 국토부 관계자의 "평가 결과에 따라 두 곳 모두 탈락할 수도 있다. 세부 항목별 점수를 합산해 점수가 높은 지역을 공항 부지로 선정하지만 1위 지역 점수가 절대점수를 넘지 못하면 둘 다 탈락할 것"이라는 말에 초점을 맞추어 보도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청와대도 무리해서 굳이 강행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을 갖고 있으며 한나라당 일부에서는 '특정 지역을 선정할 경우 탈락 지역의 반발을 잠재울 방법이 없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미확인 루머마저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김범일 대구시장은 22일 대구경북 출신 중앙 언론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신공항 무용론 주장이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어 한탄스럽고 지방의 힘으로 대항해 나가기가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강주열 신공항추진위 본부장도 24일 "이런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니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며 "더 단결해서 신공항 밀양 유치에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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