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인근 대형마트에 갔다. 여기저기 장 볼 것이 있나 살피고 있는데, '깜짝세일'이라고 직원이 소리를 쳤다. 마트가 끝날 무렵 진열기간이 다 된 제품을 파는 건데, 유난히 싸게 팔았다.
알뜰상품 코너의 왼편에 있는 것은 모두 500원, 오른편에 있는 것은 모두 1천원이라고 했다. 주머니사정 뻔한 주부들이 너도나도 몰려들어 구입을 했는데, 나 역시 감자 다섯 개를 1천원에 사고, 느타리 버섯 두 팩을 500원에 샀다.
버섯은 원래 꽤 비싸서 그 가격에 사기 쉽지 않은데, 너무 기분 좋게 집으로 갔다. 다음날 꼬마들 된장찌개를 끓여주려고 버섯을 뜯었더니 팩 윗부분 보이는 쪽만 멀쩡하고 속은 갈색으로 변색되어 흐물거렸다. 밑에 팩은 가관이었다. 곰팡이가 피어 있고, 버섯을 들어보니 버섯들이 다 떨어진다.
이런 제품을 알뜰 상품이라고 내놓은 것 자체가 너무 불쾌했다. 진열기간이 다 되었다 하더라도 먹을 수 있는 제품을 팔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마트의 소비자 코너에 글을 남겼고, 다음날 전화가 왔다. 죄송하다는 소리와 함께 500원 환불과 새 버섯을 준다고 했다. 직원의 죄송하다는 소리보다는 제대로 된 상품을 팔겠다는 약속을 듣고 싶었다. 남은 제품 떨이로 팔면서 알뜰상품이라 눈속임을 하다니 정말 기대 이하다.
대형마트에서 알뜰상품이라고 하는 상품을 구매할 때는 꼼꼼히 살펴보고 구매하거나, 아예 사지 말아야 한다. 알뜰 상품이란 멀쩡한 상품을 할인하여 팔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주부들의 주머니 속사정을 뻔히 들여다보면서 장삿속을 채우려는 그 마음들을 생각하니 정말 씁쓸하다.
황선미(uinis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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